‘믿는 도끼의 배신’ 깊어지는 조범현 한숨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7.13 05: 50

김상현 사태, 구단-감독 뒤늦게 인지
경기장 안팎 잡음, 도약 원년 구호 무색
지난해 1군 리그에 합류한 kt는 초반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중반 이후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물론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할 수 있는 전력은 아니지만, 올해는 중위권 도약에 대한 기대도 받았다. 그러나 끊임없는 악재에 조범현 kt 감독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믿는 도끼들의 반란이다.

12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kt의 베테랑 야수 김상현(35)은 지난달 16일 오후 전북 익산의 한 원룸 앞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음란 혐의다. 조사 과정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이 사건은 경찰이 기소 의견과 함께 검찰에 송치하며 드러났다. 김상현은 12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 선발 출전했으나 경기 도중 교체됐다. 이 사건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팀이 지탄을 받았다. 팀의 수장인 조범현 감독도 12일 경기 전까지 이를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kt도 뒤늦게 사건 수습과 징계 절차에 들어갔다. 사건을 보고 받았을 조 감독의 심기는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올해 가장 공을 들였던 선수 중 하나가 또 다시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이탈할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조 감독은 최근 타선 부진에 대해 고민을 드러내면서 가장 핵심적인 선수로 김상현을 뽑았다. 김상현은 올 시즌 62경기에 출전했으나 타율 2할2푼5리, 11홈런, 32타점에 그쳤다. 정확도가 너무 떨어졌다. 한 차례 2군행도 경험했다. 조 감독은 지난 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를 앞두고 타격 훈련을 마치고 들어오는 김상현을 향해 “좀 더 연습을 하라”라고 특별 주문하면서 훈련 모습을 유심히 지켜볼 정도로 관심이 컸다. 그러나 그런 김상현은 경기장 안팎에서 조 감독의 믿음에 전혀 부응하지 못한 셈이 됐다.
시끄러운 일의 연속이다. 지난해 롯데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장성우는 전 여자친구와의 SNS 대화에서 여러 사람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사법 처리를 받았다. 올 시즌 단 1경기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장성우를 장기적인 팀의 핵심으로 생각하고 유망주들을 내준 kt와 조 감독의 믿음을 완전히 저버리는 행위였다. 장시환도 비슷한 행위로 징계를 받았고, 오정복은 음주운전으로 역시 징계를 받은 적이 있다. 김상현 사태는 kt에 ‘사고뭉치’라는 단어를 낙인찍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위기다.
경기장 내에서도 일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 믿었던 외국인 선수들은 부진에 빠져 팀 선발진을 제대로 이끌지 못하고 있다. 슈가 레이 마리몬은 12경기에서 6승4패 평균자책점 5.23의 성적을 남긴 채 부상으로 퇴출됐다. 역시 부상이 있었던 요한 피노(10경기 2승2패1홀드 평균자책점 7.79)도 퇴출설이 나돈다. 트래비스 밴와트는 15경기에서 4승7패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 중이다. 누구도 에이스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성적을 내고 있다.
야수 쪽에서도 유한준이 부상으로 한 달 정도를 쉬었고, 시즌 전 조 감독이 ‘히든카드’로 생각했던 김사연과 하준호가 부상 및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 있다.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는 셈이다. 도약의 원년으로 생각했던 kt의 2016년이 악재로 뒤덮이고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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