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홈경기 패배를 당했다. 후유증을 무시할 수가 없다.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노리는 전북 현대로서는 빠른 시간 내에 패배의 충격을 극복해야 한다.
지난 13일 대한축구협회가 주관하는 2016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에서 이변이 발생했다.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전북과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부천 FC의 경기에서 부천이 전북을 3-2로 물리치고 4강전에 진출한 것이다.
전북의 승리를 모두가 예상했던 경기다. 당연했다. 전북은 최근 K리그 클래식 2연패를 달성한 한국 최강의 팀이다. 그러나 전북을 상대할 부천은 K리그 챌린지에서도 우승 전력은 아닌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게다가 전북은 이날 전까지 올 시즌 홈경기 무패를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모두의 예상과 달랐다. 장윤호의 경고 누적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린 전북은 부천에 역습을 잇달아 허용하며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부천이 창단 후 첫 FA컵 4강, K리그 챌린지 팀이 최초로 4강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부천은 느껴보지 못한 기쁨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전북은 반대다. 몇 수 아래로 봤던 팀에게, 그것도 안방에서 패배를 당했다. K리그 클래식과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후보들과 대결에서도 안방에서 만큼은 한 차례도 지지 않은 전북이다. 경기에서 뛴 선수들 모두가 정신적인 충격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육체적인 충격도 크다. 당초 전북은 선제골을 빨리 넣어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시킬 생각이었다. 그러나 리드를 잡기는커녕 후반 초반에 리드를 내주면서 끌려갔다. 당연히 선수들의 체력 안배도 하지 못했다. 다수의 주축 선수들이 풀타임을 뛰거나 예상과 달리 경기에 투입돼야 했다.
당장 이틀밖에 쉬지 못하고 16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를 치러야 하는 전북에는 모든 것이 부담이다.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뛰었어야 할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크다. 선수들은 상대를 얕봤다는 자괴감에 시달리고 자신감 및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다. 경기력이 저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북 최강희 감독은 패배의 책임을 선수들이 아닌 자신에게 돌리고 있다. 최 감독은 "상대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 알고 있었지만 졌다. 내가 선수 구성과 대응을 제대로 못해 졌다. K리그 클래식과 AFC 챔피언스리그가 남은 만큼 선수들이 실망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최강희 감독도 제주와 원정경기를 걱정하고 있다. 그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빨리 회복을 해야 한다. 제주 원정이 만만치 않다"면서 "사실 제주 원정과 FC 서울 원정이 고비다. 두 원정경기는 다른 대회다. 선수들이 실망하지 않고 두 차례 원정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이면 좋겠다. 선수들의 정신력을 믿는다"며 선수들을 향해 강한 신뢰를 보였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