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투수놀음이다. 강타자가 강한 투수를 공략하기는 힘들지만, 정상급 투수는 정상급 타자들을 잠재울 수 있다. 올스타전을 보면 이러한 명제가 증명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상위권 팀과 하위권 팀은 각 팀의 1, 2선발급 투수를 얼마나 공략해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1위 두산 베어스는 상대 에이스를 만나서도 대체로 약하지 않았다. 2할9푼9리라는 팀 타율은 모든 투수들을 상대로 고르게 타격해야 유지할 수 있는 수치다.
반면 2위 NC 다이노스는 선두에 비해 타격 기복이 비교적 있는 편이었다. 김경문 감독 역시 지난 13일 마산 두산전을 앞두고 “우리는 4강보다 위에 목표를 두고 있는 팀이다. 어느 팀이나 에이스급 투수에는 약한데 이를 보완해야 한다”며 팀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12일부터 마산구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두산과의 시리즈에서도 2경기 동안 NC 타선은 다소 차이가 있었다. 12일에는 5득점, 13일에는 6득점으로 득점수에서는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공격력이 폭발한 시기가 달랐다.
더 직접적으로 말하면 12일에는 더스틴 니퍼트를 공략하지 못해서 2-9로 크게 뒤진 상황에 나온 불펜을 공략해 나온 홈런이 2개였다. 반면 13일에는 상대 선발인 유희관을 상대로만 총 3개의 홈런을 집중시키며 그에게 6실점을 안겼다. ‘나테이박’으로 대표되는 NC 타선은 부침을 반복하며 여기까지 왔다. 물론 워낙 화려한 중심타선, 짜임새 있는 테이블세터를 구축하고 있어 타선이 침묵한 날보다는 폭발했던 날이 더 많은 것은 사실이다.
김 감독의 말대로 NC의 목표는 4강 그 이상이다.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우승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투수가 나오든 일정 수준 이상으로 공략해낼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그것을 만들겠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다. 이는 분명 과제다. 그러나 동시에 희망이기도 하다. 이것만 이뤄진다면 NC도 선두에 등극하는 기적에 도전하는 것이 가능하다.
한편 손민한이 은퇴하며 약화가 예상되기도 했던 선발진이 무너지지 않고 버텨준 것도 고무적인 면이다. 김 감독은 전반기를 돌아보며 “만족스럽다. 젊은 투수들이 나름대로 잘 던져줬다. (정)수민이가 잘 해줬다”고 돌아봤다. 에릭 해커가 재합류한 뒤에 있을 후반기 레이스는 전보다 든든하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