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끝나지 않은 삼성의 2루 경쟁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6.07.14 09: 46

백상원은 야마이코 나바로가 떠난 뒤 무주공산이 된 삼성의 2루에 무혈입성했다. 오른 손바닥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기 전까지 타율 2할8푼3리(233타수 66안타) 1홈런 29타점 30득점을 기록했다. 나바로의 활약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만 하면 기대 이상의 활약이다. 
백상원의 2루 수성을 위협하는 견제 세력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박석민(NC)의 FA 보상 선수로 이적한 최재원. 왼손목 미세 골절상과 왼쪽 어깨 통증으로 1군 무대에 지각 합류한 최재원은 백상원 대신 주전 2루수로 뛰면서 코칭스태프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수치상 성적은 타율 2할5푼(16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 5득점에 불과했으나 임팩트는 그 이상이었다. 
2루 수비도 합격점. 김용국 코치는 "생각보다 잘 해주고 있다. 불안한 면이 없는 건 아니지만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가뭄 뒤 단비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최재원은 "계속 잘 하는 게 중요하다. 이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 내 자리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주전 입성을 향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최재원의 활약이 자극제가 된 것일까. 백상원은 1군 복귀전이었던 13일 포항 롯데전서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7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한 백상원은 0-2로 뒤진 2회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3루타를 터뜨리는 등 4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날 삼성은 12-6으로 크게 앞서 있었으나 계투진이 흔들리면서 결국 12-13으로 무너졌다. 야구에 만약이란 건 없지만 팀이 패하지 않았다면 스포트라이트는 백상원의 몫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백상원과 최재원 가운데 실력이 좋은 선수를 기용하겠다"고 실력 우선 주의를 강조했다.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경영 철학은 '메기론'으로 요약된다. 고 이병철 회장은 "봄에 한 쪽 논에는 미꾸라지만 풀어 놓고 다른 논에는 메기도 몇 마리 섞어 놨는데 추수 전에 미꾸라지를 잡아 보면 메기를 함께 풀어놓은 논의 미꾸라지가 더 통통하고 건강하다"고 강조했다. 
최재원이 공수 양면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백상원에게도 자극이 되고 있다. 이런 게 바로 내부 경쟁을 통한 시너지 효과다. 허벅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조동찬까지 1군에 복귀한다면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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