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FA들의 부상과 부진 연속 시련
야수 FA들은 꾸준한 활약 주가 상승
투수는 울고, 야수는 웃고.

예비 FA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투수들이 대체로 부상과 부진으로 시련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반면 야수들은 꾸준한 활약으로 주가가 상승 중이다. 올겨울 화려한 돈 잔치를 예고하고 있는 거물급 예비 FA들의 희비가 엇갈린 전반기를 돌아봤다.
▲ 투수들은 흐림
투수 FA '빅3' 김광현(SK)·양현종(KIA)·차우찬(삼성)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세 선수 모두 KBO리그를 대표하는 최정상급 좌완으로 미국과 일본 등 해외 구단 스카우트들의 관찰 대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세 선수 모두 이런저런 이유로 전성기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FA 시장 전선도 다소 어둡다.
김광현은 16경기 101이닝 7승7패 평균자책점 3.30 탈삼진 90개로 여전히 정상급 성적을 내고 있다. 아프지만 않다면 두말할 것 없이 FA 투수 최대어이지만 내구성이 걸림돌이다. 지난 2일 잠실 LG전에서 왼쪽 팔꿈치 굴곡근 미세손상으로 8월에야 복귀가 가능할 전망. 몸 상태에 대한 물음표를 떼지 못하면 국내는 몰라도 메이저리그에서 제 값을 받기 쉽지 않다.
양현종은 18경기 119⅓이닝 4승7패 평균자책점 3.39 탈삼진 86개를 기록 중이다. 14번의 퀄리티 스타트에서 나타나듯 안정감 있는 투구를 하고 있지만 9이닝당 득점 지원 4.2점의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승수는 적지만 양현종의 이닝소화력, 안정감은 최고 수준으로 인정 받을 만하다. 차우찬은 시즌 초반 가래톳 부상으로 이탈했고, 돌아온 뒤에도 정상 모습이 아니다. 11경기 67이닝 4승4패 평균자책점 5.78 기대이하 성적이다.
빅3뿐만 아니라 언더핸드 우규민(LG)도 15경기 82⅓이닝 4승7패 평균자책점 5.68로 최근 몇 년을 통틀어 가장 부진한 투구를 하고 있다. 우완 안영명(한화)도 어깨 통증으로 1군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20.25에 그치며 FA 일수를 채우기도 쉽지 않다. 마무리 이현승(두산) 역시 35경기 1승2패20세에브에도 평균자책점 4.91로 내용이 불안하다. 선발에서 구원으로 보직을 변경한 좌완 봉중근(LG)도 9경기 1승1홀드 평균자책점 4.22로 좋을 때에 못 미친다. 김진우(KIA)는 부상으로 또 FA를 미뤄야 할 판이다.

▲ 야수들은 맑음
야수 FA 중에서 최대어로 평가되는 최형우(삼성)는 리그 최고 활약을 하고 있다. 83경기 모두 빠짐없이 출장한 최형우는 타율 3할5푼8리 112안타 19홈런 76타점 61득점 OPS 1.083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타율·안타·타점 1위. 정확성과 장타력 그리고 결정력까지 갖춰 부족함이 없다. 쉽게 부상을 당하지 않는 등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나이에도 최고 가치를 자랑한다.
내야수 황재균(롯데)도 대박의 꿈이 무르익어간다. 68경기 타율 3할3푼3리 91안타 16홈런 62타점 51득점 OPS .952로 특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리그 3루수 중에서는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LG)와 함께 정상급 성적을 내고 있는 중이다. 최근 2년간 장타력이 지속적으로 상승 중이고, 만 29세로 나이가 젊은 3루수란 점에서 높은 수요가 예상이 된다.
나지완도 FA를 앞두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해 데뷔 후 최악의 부진에 시달리며 거센 비난에 직면했던 나지완은 74경기 타율 3할 68안타 15홈런 50타점 53득점 OPS 1.028을 기록하고 있다. 삼진(54개)보다 더 많은 볼넷(56개)에서 나타나듯 선구안이 돋보인다. 출루율이 무려 4할6푼1리로 리그 2위.
김재호(두산)도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유격수 수준으로 올라섰다. 82경기 타율 2할8푼5리 69안타 3홈런 40타점. 타격 성적은 크게 화려하지 않지만 부족함이 없다. 타율보다 1할 가까이 높은 출루율(.384) 역시 돋보인다. 내실 있는 수비로 전체 유격수 중에서 최소 실책(5개)으로 안정감을 자랑 중이다.

▲ 재취득 선수도 투타 희비
남들은 한 번 하기 어렵다는 FA를 2~3번 하는 재취득 선수들도 있다. 이호준(NC)은 70경기 타율 2할9푼8리 74안타 13홈런 59타점 OPS .886으로 여전히 녹슬지 않는 한 방을 과시하고 있다. 이미 두 번의 FA 계약을 체결했던 그는 3번째 계약도 기대해 볼 만하다. NC가 빠르게 강팀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호준의 형님 리더십도 있어 그 가치가 높다.
지난해 시즌 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를 떠나 kt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이진영도 3번째 FA 계약을 무난하게 따낼 기세다. 62경기 타율 3할3푼5리 70안타 7홈런 38타점 OPS .896으로 지난해 부진을 딛고 보란 듯 일어섰다. 여전히 살아있는 정교한 타격과 선구안으로 중심타선에 걸맞게 활약하고 있다.
정성훈(LG)도 녹슬지 않은 실력으로 3번째 FA를 바라보고 있다. 69경기 타율 3할8리 70안타 3홈런 34타점 OPS .782. 장타력은 2년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확한 타격과 결정력은 어디에도 가지 않았다. 리빌딩을 추진하고 LG이지만 정성훈은 박용택과 함께 변함없이 팀의 중심타선을 지키고 있다.
반면 FA 재취득 선수들도 야수들에 비해 투수들은 상황이 안 좋다. 잠수함 정대현(롯데)은 21경기 1승8홀드를 거두고 있지만 평균자책점이 4.40으로 높고, 지난달 초 골반 통증으로 엔트리에서 말소돼 한 달 넘게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우완 최다경기 투수 송신영(한화)도 9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4.97. 지난 12일 LG전 종아리 부상으로 6주의 재활이 예정돼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