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옵트아웃 이후 무소식, 무적 장기화
‘대우도 관건’ 日행도 7월내로 결정해야
메이저리그(MLB)에 승격하지 못한 이학주(26)의 거취가 아직도 무소식이다. 결정을 내려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예상이다.

이학주는 아직 소속팀이 없다. 지난해 말 탬파베이에서 방출된 이학주는 올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5월 31일 이후 옵트아웃(잔여 계약·연봉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취득)을 선언할 수 있다는 조건이 삽입된 계약이었다. 말 그대로 ‘배수의 진’을 치고 MLB 도전에 나선 것이다.
개막 25인 로스터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까지만 해도 분위기는 좋았다. 트리플A 무대에서도 4월 한 달 동안 타율 3할1푼5리, 출루율 3할8푼3리, 장타율 0.479를 기록하는 등 타격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다. 그간 약점으로 지적됐던 타격 지표가 향상됐다. 하지만 결국 MLB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그러자 이학주는 미련 없이 샌프란시스코와의 계약을 정리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MLB 합류의 기회를 얻기 힘들다는 결론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그 후로도 일이 잘 풀리지 않는 모습이다. MLB 팀과의 계약을 맺지 못한 가운데, 차선으로 여겼던 일본프로야구 진출도 아직은 답보 상태다. 무적 신분이 한 달 반 이상 이어지고 있다. 오히려 샌프란시스코는 6월부터 내야수들의 줄부상으로 마이너리거들을 콜업하고 있다. 이학주로서는 일이 꼬인 셈이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여러 에이전트들이 이학주에 접근했었다. 그런데 에이전트별로 선호하는 무대가 달랐다. 일본 쪽에 좀 더 치우친 에이전트가 있었고, 미국 쪽에 더 밝은 에이전트들이 있었다. 지난해 말 거취에 다소간 혼선이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라면서 “지난해 에이전트와는 또 다른 인사가 움직이고 있다. MLB 쪽에서 매력적인 조건이 오면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그런 움직임은 없다. 그렇다면 일본도 가능성이 있지 않겠는가”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 쪽을 염두에 두고 있는 모습인데 애매한 상황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유격수 자리를 외국인에게 주는 것은 그렇게 흔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일본에서 아주 좋은 조건의 제안이 들어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시일도 촉박하다. 일본도 선수 등록 마감시한이 7월 31일이다. 외국인도 이에 포함된다. 즉, 일본행도 남은 시간은 보름 정도라는 이야기가 된다.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는 점은 대다수가 공감한다. 일본도 외국인 타자에 ‘타격’을 바라는 것은 우리와 마찬가지다. 그러나 마이너리그 시절 이학주의 장점은 수비와 주루였다. 장타력은 인상적이지 않았다. 여기에 현재 유격수 포지션 보강이 급한 팀도 많지 않다. 수요와 공급이 만나야 하는데, 시즌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지금은 수요가 커지기 쉽지 않은 여건이다.
이학주는 해외파 특별규정으로 당장 한국무대에서는 뛸 수 없다.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야 드래프트 자격을 얻는다. 어쨌든 지금은 미국이든 일본이든 새 소속팀을 찾아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 급선무다. 좋은 대우를 받기는 쉽지 않은 상태지만 최선을 도모해야 한다. 7월 안으로는 향후 거취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가운데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