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투베-베츠-데스먼드, 산술적 사정권
역대 27번 달성, 1년 3명 배출은 전례 없어
호세 알투베(26·휴스턴)가 진정한 ‘작은 거인’이 될 기회를 잡았다. 무키 베츠(24·보스턴)는 잠재력 대폭발의 화려한 마침표가 필요하고, 이안 데스먼드(31·텍사스)는 대박을 향한 시즌을 보내는 중이다.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27번밖에 나오지 않았던 200안타-20홈런-20도루가 무더기 배출될지도 관심사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골드글러브·실버슬러거·올스타를 석권한 알투베는 올 시즌 자신의 한계를 돌파하고 있다. 전반기 89경기에서 타율 3할4푼1리, 출루율 4할1푼3리, 장타율 0.542, 14홈런, 51타점, 23도루를 기록했다. 119개의 안타를 쳐 최다 안타 부문에서 MLB 전체 1위에 올라있기도 하다.
이런 알투베의 기록에서 괄목할 만한 부분은 14개의 홈런이다. 2014년 158경기에서 7개의 홈런에 그쳤던 알투베는 지난해 154경기에서 15개의 홈런을 치더니 올해는 홈런 페이스를 더 끌어올렸다. 이런 알투베는 부상 등 특별한 변수만 없다면 3년 연속 200안타에 생애 첫 20홈런-20도루 클럽에 무난히 가입할 것으로 보인다.
베츠도 만만치 않다. 87경기에서 타율 3할4리, 18홈런, 15도루, 117안타를 쳤다. 보스턴 언론에서는 “언젠가 이치로의 262안타 기록을 깰 후보”라며 흥분하고 있다. 겨울에 한 차례 시련을 겪었던 데스먼드는 89경기에서 15홈런, 15도루, 113안타를 기록해 올 시즌 가장 깜짝 놀랄 만한 활약을 펼친 선수 중 하나로 등극했다. 세 선수 모두 산술적으로 200안타-20홈런-20도루에 도전할 만한 상황이다.
MLB 역사상 200안타-20홈런-20도루를 동시에 달성한 사례는 1929년 베이브 허먼을 시작으로 2014년 마이클 브랜틀리까지 총 27번이 있었다. 2001년 이후로는 알폰소 소리아노(209안타-39홈런-41도루), 2002년 블라디미르 게레로(206-39-40), 2007년 핸리 라미레스(212-29-51), 2007년 지미 롤린스(212-30-41), 2009년 라이언 브런(203-32-20), 2011년 제이코비 엘스버리(212-32-39), 2014년 마이클 브랜틀리(200-20-23)까지 7명에 불과하다.
1년에 한 명이 나오기도 쉽지 않은 기록이다. 실제 이 조건을 달성한 복수의 선수가 나온 것은 7번 밖에 없다. 3명이 동시에 달성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세 명의 선수가 이 기록을 향해 가고 있는 올 시즌이 흥미로운 이유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고 어떠한 변수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점에서 속단은 금물이다. 그러나 세 선수가 전반기까지 이 고지를 향한 착실한 토대를 만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세 선수 중 누가 먼저 이 대업을 이룰지, 그렇다면 역대 최다 배출의 해로 기억될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사진] 알투베-베츠-데스먼드(왼쪽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