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 단독 4위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19, 캘러웨이)가 LPGA 투어에서 가장 먼저 시즌 4승 고지를 밟았다.
리이다 고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스 골프클럽(파71, 6512야드)에서 펼쳐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총상금 150만 달러) 최종라운드에서 이미림, 아리야 주타누간과 함께 4번의 연장 홀 승부를 펼친 끝에 마지막에 웃었다. 리디아 고는 2014년에 이어 같은 대회에서 또 우승했다.

정규 라운드를 14언더파로 마친 세 선수는 연장에 가서도 좀처럼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파5 18번홀에서 펼쳐진 연장 2번째 승부에서는 아리야 주타누간의 여건이 가장 좋았다. 세번째 샷을 셋 중 홀컵 가장 가까이 붙였다. 그러나 주타누간의 공은 홀컵을 아슬아슬하게 비켜갔다. 상심의 빛이 살짝 보였다.
결국 주타누간의 연장 3번째 홀 두 번째 샷이 왼쪽으로 크게 감겼다. 공은 리더보드 뒤쪽으로 굴러가 플레이를 할 수가 없었다. 구제를 받아 드롭존에서 세 번째 샷을 해야 했다. 기회는 리디아 고에게 왔다. 안정감 있게 공을 홀컵 3미터 거리에 붙였다. 평소 같으면 충분히 버디가 기대 되는 상황. 그러나 퍼팅 잘하기로 소문난 리디아 고에게 문제가 생긴 것일까? 이 공도 홀컵을 빗나갔다.
이어진 연장 4번째 승부. 고조 된 긴장감이 풀리기 시작했다. 선수들의 집중력에도 한계가 왔다. 가장 먼저 이미림이 티샷 실수를 하며 경쟁에서 멀어져 갔다. 주타누간의 두 번째 샷도 벙커에 빠졌다.
남은 것은 세계 랭킹 1위의 위력 뿐. 차분하게 홀컵 2.5미터 근방에 공을 붙인 리디아 고는 이번에는 실수 없이 버디를 성공시켰다.

정규 라운드에서 전반홀까지만 해도 리디아 고의 무난한 우승이 점쳐졌다. 그러나 후반에서 리디아 고가 컨디션 난조를 겪으며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나름대로 뚜렷한 흐름을 그리며 막바지를 향하 달리던 선수들이 후반라인 중간 지점을 지나면서 혼전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단독 선두를 달리던 리디아 고가 갑자기 상승세를 꺾은 시점이다.
이날 리디아 고의 페이스는 전반홀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버디만 4개를 낚아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던 김효주(21, 롯데)를 따돌렸다. 무난히 우승으로 갈 수 있는 흐름이었다. 그러나 14번 홀부터 갑자기 샷이 흔들렸다. 파3 14번 홀에서 샷 실수에 퍼팅 감각마저 떨어지며 보기를 적어냈다. 퍼팅 불안감은 16번 홀에도 또 한 번 찾아왔다. 순식간에 2타를 잃어 버리자 리더보드는 뒤죽박죽이 됐다.
이번 대회에서 김효주의 페이스는 3라운드에 맞춰졌던 듯하다. 1, 2라운드 공동 선두에 이어 3라운드에 단독 선두로 치고 나왔던 김효주는 더 이상의 상승세를 끌지 못했다. 최종 라운드 전반 라인에서 내리 3개의 보기를 범했다. 9번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반전을 시도했으나 16번 홀 보기로 정상 탈환의 꿈을 버렸다. 김효주는 최종합계 13언더파를 적어내며 연장 승부로 발길을 돌린 3명의 선수에 이은 단독 4위로 경기를 마쳤다. 나름대로 후반 시즌 부활을 기대하게 하는 성적이다.
상승 기운을 마지막 라운드에 최고조로 맞춘 선수는 이미림(26, NH투자증권)이었다. 1라운드 공동 선두로 출발한 뒤 2, 3라운드에서 하향 곡선을 그렸던 이미림은 4라운드에서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왔다. 전반홀에서 이글 1개, 버디 2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인 이미림은 후반 13번 홀 이후 5개홀에서 4개의 버디를 추가했다. 순식간에 순위는 공동 선두, 단독 선두로 바뀌어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파5 18번홀에서 2번째 샷이 우측 거목 아래로 휘면서 위기를 맞았다. 정상적인 스윙자세를 갖추기 어려운 상황에서 세 번째 샷을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 홀에서 보기를 적어내 공동 선두가 되고 말았다.
올 시즌 ‘뭔가 되는’ 기운을 타고난 태국의 아리야 주타누간(21, IMG)은 17번 홀 극적인 이글 한 방으로 순식간에 선두 경쟁에 뛰어 들었다. 이전 홀까지 버디 3개, 보기 2개를 적고 있던 주타누간이었다. 무덤덤한 표정을 짓는 그녀에게 올 시즌은 ‘한 방이 되는’ 해다.
이 대회는 작년에도 연장 승부 끝에 우승자를 가려냈다. 작년에는 최운정(26, 볼빅)이 장하나(24, 비씨카드)를 꺾고 LPGA 투어 생애 첫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장하나는 올해 대회에서는 최종합계 9언더파로 단독 8위에 랭크 됐다. /100c@osen.co.kr
[사진] 리디아 고와 이미림의 LPGA 투어 마라톤 클래식 최종라운드 경기 장면.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