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당당한 이진욱, 무고로 밝혀질 경우의 연예계 파장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6.07.18 07: 49

톱스타 남자 배우들의 수난시대다. 갖가지 스캔들이 연달아 터지면서 연예인 성폭력의 희생자라는 여성들의 고소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경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여론의 마녀사냥으로 이미 만신창이가 된 박유천은 물론이고 성폭행 연루설이 떠돈 이민기도 성폭행과 관련, 무혐의를 받았다. 그리고 이진욱이 17일 밤 경찰에 출두하면서 또 다시 심판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진욱은 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소환된 가운데 당당한 얼굴로 기자들을 만나 "내가 얼굴이 알려졌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이 무고를 정말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무고는 정말 큰 죄다. 경찰 조사를 성실히 받고 나오겠다"고 밝혔다. 
겉 모습이야 어찌됐건, 이진욱의 이미지와 공신력은 이미 갈기갈기 찢어진 상태다.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 특성상, 사실 여부에 상관없이 스캔들이 터지는 순간 시퍼런 칼날이 춤추는 도마 위에 오르는 까닭이다. 이진욱도 마찬가지. 지난 15일 이진욱이 한 여성에게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찌라시발 '카더라' 통신이 난무했다. 여기서 이진욱은 이미 성폭행 가해자였고 여자관계 복잡한 남자로 낙인 찍혀 있었다. 

이렇게 지어진 멍에는 경찰에서 이진욱이 '성폭행 무혐의'를 받는다고 해서 벗겨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이미 앞선 남성 스타들의 성 관련 스캔들에서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가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 유흥업소를 출입했던 박유천은 성폭행 혐의에 억대 금품 요구 협박을 받은 것도 부족해 일부 보도에서는 성 도착적 정신 문제로까지 몰고갔다. 연예인이 아니었다면, 박유천급 톱스타가 아니었다면 이 땅에서 벌어지기 힘들었을 일이다. 
박유천의 첫 고소인이 몰고온 파장은 컸다. 분명 돈을 요구한 정황이 다 드러났음에도 모든 공격과 비난이 박유천을 향하자 제 2, 제 3, 제 4의 고소가 터졌다. 박유천에 끝나지 않고 다른 스타들로까지 불똥이 튄 가장 큰 이유는 "남자 연예인의 성 문제를 건들면 돈이 된다"는 뻔뻔한 공식이 세상에 알려지면서다. 이번 이진욱 경우에는 금전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안타까운건 고소와 동시에 무조건적으로 일방의 잘잘못을 여론으로 몰아부치는 악습이 재현되는 것이다. 고소인 A씨도 역시 피해자인데 터무니없는 악플의 공격을 받는 게 단적인 예다.  
문제는 최근 연예계 매니저들의 자세 변화다. 적게는 수 억, 많게는 수 십 억 협박이 터질 경우에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먼저 돈을 주고 상황부터 진정시켜야 한다는 기류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진실은 이렇다"며 경찰로 사안을 들고간 몇몇 스타들이 무죄, 무혐의와 상관없이 악성 루머의 늪에 빠져 만신창이 드러눕는 사례를 목격했기 때문이다. 한 매니저는 "설사 무고죄로 상대가 법의 심판을 받는다해도 (스타한테)무슨 득이 있겠나? 이미 잃을 건 다 잃고 난 다음인데.."
이번 이진욱 사건의 향후 처리 방안을 연예게가 주시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박유천과 이민기 사태로 '성인군자도 아닌 20, 30대 독신 남성 스타들이 성 관련 무고를 당하기 쉽다'는 인식이 조금씩 퍼져나가는 상황에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기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진욱도 확실한 무고의 피해자로 밝혀진다면 앞으로 이같은 허위 공격에 대한 대처와 운신의 폭이 그만큼 넓어지는 까닭이다. 하지만 이진욱의 당당함이 당장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거짓 가면이었다면 그 역시 이진욱 자신은 물론 동료들에게도 마치 연좌죄처럼 큰 피해로 다가갈 것이 확실하다. 
빠른 경찰 수사 결과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대할 뿐이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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