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②] 강아정, “첼시 리 사건, 억울하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7.19 06: 27

첼시 리 사태는 여자프로농구선수들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남겼다. 
KB스타즈는 지난 3월 13일 부천체육관에서 개최된 KDB생명 2015-2016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KEB하나은행에게 65-66으로 패했다. 1승 2패로 밀린 KB스타즈는 챔프전 진출이 아쉽게 좌절됐다. 첼시 리는 8점, 18리바운드, 3블록슛으로 활약했다. 
강아정(16점, 3점슛 5/11)과 변연하(25점, 3점슛 5/12)는 41점을 합작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 경기를 끝으로 변연하는 은퇴를 선언했다. KEB하나은행은 창단 첫 챔프전에 진출했지만 우리은행에게 3연패를 당하며 준우승에 만족했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 검찰수사에 따라 첼시 리가 서류조작으로 뛴 부정선수임이 밝혀졌다. WKBL은 이사회를 열고 KEB하나와 첼시 리의 지난 시즌 기록을 모두 삭제했다. 하지만 과거는 돌이킬 수 없는 법. 결승진출 권리를 박탈당한 KB스타즈는 가장 큰 피해자가 됐다. 서동철 감독은 이미 사퇴했고, 변연하는 은퇴한 뒤였다. 강아정은 흔들리는 팀을 바로잡아야 하는 어려운 일을 맡게 됐다. 
OSEN: 지난 시즌 정말 아쉬울 것 같아요. 
그렇죠. 팬분들은 솔직히 ‘KB가 챔프전 갔어도 우리은행이 우승했겠다’ 하시겠지만. 우승을 못했다는 아쉬움보다도 ‘연하 언니와 뛰는 마지막인줄 알았으면 좀 더 잘할 걸’ 하는 후회가 돼요. 언니가 신중한 성격이라 ‘이제 그만 할거야!’ 라고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어요. 
언니가 그냥 은연중에 ‘이제 네가 해야 한다.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한다’ 이런 말씀은 많이 하셨어요. 언니가 정말로 시즌 끝나고 그만둘 줄은 몰랐죠. 그게 제일 많이 후회가 돼요. 코칭스태프 분들도 아마 모르셨을 거예요. 휴가 다 끝나고 계약할 때 그 때 언니가 말씀하셨어요. 
OSEN: 하나은행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이 변연하 선수 은퇴경기가 됐어요. 한 점 차로 져서 너무 아쉬울 텐데요?
그러니까요. 첼시 리 사건이 터지니 더 억울한 거예요. 준우승을 박탈한다는데... 아니, 그러면 우리는 누가 책임을 지나요? 장난이지만 그럼 우리가 2등인가요? 전혀 위로가 안 되죠. 한 시즌 내내 고생하고 피땀 흘린 것이 그렇게 됐는데...
OSEN: 첼시 리가 사실 KB스타즈 입단을 먼저 타진했다가 서류가 미비해서 불발됐잖아요?
저희에게 가장 필요했던 선수였죠. 센터 자리에 첼시 리가 있었다면 우리은행과도 겨뤄 볼 만 했겠죠. (첼시 리 입단이) 안됐다고 해서 저희는 아쉬워했죠. 하나외환 갔을 때 국장님에게 ‘안 된다고 했는데 왜 저기서 뛰고 있냐?’고 했죠. 이런 사태가 일어나니 황당하죠. 
OSEN: 서동철 감독이 사퇴하셔서 책임감을 많이 느꼈을 것 같아요. 
시즌 끝나고 휴가 때 (정)미란 언니 감독님과 식사를 한 번 했어요. 며칠 안 지났는데 얼굴이 너무 좋아지신 거예요. 그래서 ‘감독님 저희 안 봐서 너무 좋아지신 거 아니에요?’ 했어요. 그 때 (그만둔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많이 쉬고 싶진 않다고 하시더라고요. 농구를 정말 좋아하세요. 열정이 많으시고. 
OSEN: 변연하 선수 은퇴로 이제 팀의 고참이 됐어요. 
연하 언니가 있어서 편하게 농구했죠. 김단비(신한은행)가 지난 시즌 어린 선수들과 뛰면서 되게 많이 힘들어했어요. 그 모습이 이번 시즌 제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OSEN: 비시즌에 FA가 됐지만 이적할 마음은 없었죠?
솔직히 주변에서 한 번 옮겨보는 것이 어떠냐는 권유가 많았어요. KB와 안 맞는 건 아니지만 너무 오랫동안 한 팀에서 뛰다보니까 변화를 좀 주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죠. 우리 성적이 안 나니까 욕심나지 않느냐는 말도 들었어요. 김정은 언니 마음을 알 것 같았어요. 항상 평균 기록 내도 팀은 플레이오프도 못가니까 속상했겠죠. 우승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겠죠. 
팀에서 성적이 안 나도 저에게 믿음을 보여주셨어요. 제가 비시즌에 수술을 너무 많이 했어요. 그래도 경기는 많이 뛰었어요. 팀에 감사하죠. KB가 우승을 못해봤잖아요. 그대로 두고 다른 팀에 가면 한이 될 것 같아서 계약했어요. 
OSEN: 프로농구 최고선수인데 연봉 1억 7천만 원은 좀 적은 것 같기도 하네요. 강아정 선수는 프로농구 최고슈터인데 더 받아야 하지 않나 싶어요. 
연봉은 큰 욕심이 없어요. 항상 팀에서는 제가 잘하면 많이 주신다고 하시거든요. 제가 못해서 더 못 받는 거죠. 개인성적보다 팀 성적으로 이야기해야죠. 작년에 팀이 3위 밖에 못했잖아요. 연봉욕심은 없어요. 
OSEN: 연봉을 그렇게 많이 받으면 어디에 쓰나요? 돈 관리는 누가?
집에서 언니가 관리하고 전 용돈 받아서 써요. 그냥 언니는 제가 못 쓰게 하는 거죠. 호호. 뭐 산다고 하면 언니한테 물어봐야 해요. 쓸데없는 것은 못 사게 하죠. 언니도 아직 시집을 안 갔어요.
OSEN: 모기업이 금융회사니까 자산관리를 잘할 것 같아요. 
비시즌에 워크샵에서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는데 제가 항상 대표팀에 가느라 워크샵을 못 갔어요. 올해도 워크샵에 못 갔어요.ㅠ   
OSEN: 안덕수 신임 감독님 훈련에는 많이 적응이 됐나요? 스타일이 어떻게 다른가요?
휴가 끝나고 일주일 동안 재활만 하고 대표팀에 갔어요. 다녀오니 이번에는 감독님이 미국에 가셨어요. 연습경기를 되게 많이 잡으셨더라고요. 일본만 두 번 가고 중국도 가요. 죽었다고 봐야죠. 샹송, 도요타, 후지쯔, 미쯔비시와 경기를 해요. 9월에는 중국에 가서 임달식 감독님 팀(산시)과도 해요.
감독님이 카리스마 있으세요. 쉬운 골밑슛이나 자유투를 못 넣는 것을 되게 안 좋아하세요. 훈련 때 많이 뛰어요. 
OSEN: 다음 시즌 목표는요? 
일단 3강이요. 연하 언니가 없으니까 다들 우리가 꼴등이라고 할 텐데... 오기로 일단 플레이오프에 가고 싶어요. 연하 언니 자리에 많이 못 뛰던 선수들이 나오기 때문에 저나 (정)미란 언니, (홍)아란이가 채워야죠. 아란이가 지난 시즌 스트레스를 받고 힘들어했는데 요즘 열심히 하고 있어요. 더 잘할 것 같아요. 
대표팀에서도 (변)연하, (이)미선, (신)정자 언니들이 없으니 못 할 거라고 했는데 하다 보니 또 하더라고요. 연하 언니가 없어서 팀에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누군가가 그 자리를 열심히 메워야죠. 
KB스타즈는 17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벌어진 박신자컵 서머리그 결승전에서 KDB생명을 58-51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땅콩가드’ 심성영은 대회 MVP를 수상했다. 김민정(19점)과 김가은(16점)도 숨겨뒀던 공격력을 발휘했다. 홍아란은 중요한 3점슛을 넣었다. 2군 선수들이 주축이 된 박신자컵 우승으로 KB스타즈는 충분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센터 김수연 역시 8~9월에는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연하의 은퇴에도 불구 KB스타즈의 다음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천안=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3편에서는 강아정 선수의 이상형 취향을 저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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