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집권’ 김태형, 두산 강팀 이미지 굳힌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7.19 05: 50

김인식-김경문 이어 장기집권 기반 마련
시즌중 재계약 발표, 김태형 체제 공고화
 두산 베어스는 꾸준한 강팀이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 전에도 상위권에 머무른 기간이 길었다. 특히 비용 대비 효율 면에서 10개 구단 중 으뜸이다.

두산이 이렇게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팀이 된 배경에는 사령탑의 장기집권이라는 강팀의 필요충분조건도 있다. 감독이 한 팀을 오래 맡는다는 것은 성적을 냈다는 뜻이다. 그리고 강한 팀이 되기 위해서는 팀의 수장 자리가 굳건한 동시에 그의 마스터 플랜이 흔들리지 않고 순서에 따라 하나씩 실현되어나가는 과정도 녹아 있어야 한다. 그래서 강팀의 필요충분조건은 감독의 장기집권이다.
김태형 감독 장기집권 프로젝트를 통해 두산은 새로운 한 시대를 열기 위한 시도를 시작했다. 지난 18일 두산은 김 감독과의 3년 재계약 합의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아직 구체적인 금액이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두산은 김 감독과 2019년까지 함께할 것을 약속했다. 강팀을 넘어 왕조를 건설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 프런트는 팀을 지금 위치까지 오게 한 감독을 계속 신뢰하기로 결정했다.
2015 시즌을 앞두고 두산에 부임하며 2년 계약을 맺었던 김 감독의 재계약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기정사실이었다. 재계약을 의심하는 시선은 없었고, 합의 시기와 발표 시점이 관심사일 뿐이었다. 두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략 한 달 전부터 (재계약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진행됐고, 올스타 브레이크에 발표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2014 시즌 송일수 감독 체제 하에서 6위로 추락했던 두산을 재건해 곧바로 챔피언의 자리에 올려놓은 김 감독의 리더십에는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갱신된 계약기간만 채우게 되면 총 5년간 두산을 지도하게 되고, 이 기간 내에 추가로 우승을 차지하면 명장 반열에도 오를 수 있으며 또 한 번의 재계약도 따라올 확률이 높아진다.
구단이 무엇보다 기대하는 것은 김 감독의 지휘 아래 팀이 장기적인 강팀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는 것이다. 두산은 과거에도 한 감독이 오래 지휘봉을 잡고 팀의 기틀을 유지한 전례가 있다. 대표적인 장수 사령탑이 바로 김인식 감독, 김경문 감독이었다.
1995 시즌부터 OB를 맡은 김인식 감독은 선수단 항명사태의 여파를 빠르게 수습하고 특유의 리더십으로 팀을 곧바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리고 2001년에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2003년까지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OB-두산으로 이어지는 구단 역사에서 유일하게 한국시리즈 우승을 두 번 차지한 감독이다.
김인식 감독 후임으로 2004년부터 팀을 이끈 김경문 감독은 2011 시즌 중 자진사퇴하기 전까지 팀 컬러를 확실히 만들어놓았다. 두산이 ‘화수분’, ‘육상부’라는 별명을 얻은 것은 김경문 감독이 재임하던 때다. 이후 김광수 감독대행을 거쳐 김진욱 감독, 송일수 감독 시절까지 우승 가뭄에 시달리던 두산은 김태형 감독의 첫 시즌에 숙원을 풀었다.
구단의 전폭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3년이라는 시간을 더 얻은 김태형 감독의 야구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임 감독으로 결정된 뒤 “두산 베어스다운 야구는 성적이 나는 야구다”라고 간단명료하게 말했던 그는 두 번째 시즌까지 크게 흠잡을 것 없는 결과를 내고 있다. 다음 3년을 통해 구단 역사에 남을 명장으로 기억될 일들을 해내게 될지도 지켜볼 일이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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