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린드블럼, 노경은, 송승준이 잘 해줘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롯데는 전반기 39승43패를 기록, 5위로 마무리했다. 일단 팀 자체의 어려움, 물고 물리는 중위권 혈전 속에서 5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우위에 선 채로 후반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롯데는 투수진에서 만족할만한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난타전 속에서 꾸역꾸역 뒷심으로 이겨내는 경기가 부지기수였다. 롯데의 전반기 평균자책점은 5.74. 리그 9위였다. 선발, 구원 가리지 않고 불안했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5.77, 구원은 5.70이었다. 구원진의 평균자책점이 조금 낫지만 대동소이하다고 봐야 한다.

특히 믿었던 선발진의 붕괴는 롯데를 제 풀에 쓰러지게 했다. 지난해 최고의 모습이었던 조쉬 린드블럼은 전반기 최악의 외국인 선수로 전락했고, 송승준은 4년 40억원의 FA 계약 첫 해, 잔부상에 시달리며 제역할을 하지 못했다. 여기에 트레이드를 통해 노경은을 데려왔지만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
레일리와 박세웅의 선발진이 계속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박진형 등 대체 선발들로 선발진을 꾸려갔지만 한계에 봉착했다. 한계가 다가올 때쯤인 전반기 막판, 송승준과 노경은이 선발진에 합류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결국 후반기 롯데는 선발진이 얼마나 버텨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전반기 막판처럼 선발진이 무너지는 가운데서도 타선의 뒷심으로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경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기본적으로 이길 수 있는 확률을 가장 높이는 방법이 선발 투수 중심의 야구다.
결국 이제는 어느정도 계산을 갖춘 레일리와 박세웅 외의 선발진, 린드블럼과 노경은, 송승준이 제 몫을 해줘야 한다. 조원우 감독 역시 후반기 키플레이어로 린드블럼과 노경은, 송승준을 동시에 꼽았다. 이들이 롯데의 불안요소를 지워내야 한다.
가장 문제는 린드블럼이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들 가운데 유일한 6점대 평균자책점(6.25)다. 피홈런은 전반기에만 19개를 얻어맞았다. 17경기에 등판했으니 경기 당 1.18개 꼴이다. 공의 로케이션이 높으니 되지 않으니 펑펑 얻어맞을 수밖에 없다.
일단 린드블럼은 올스타 휴식기를 겸해서 밸런스 조정에 들어갔다. 지난 10일 1군에서 말소됐다. 2군에서 크리스 옥스프링 코치, 그리고 새 외국인 타자 맥스웰의 적응을 돕기 위해 입국한 라이언 사도스키 스카우팅 코치와 함께 새롭게 판을 짜고 있다. 한화와의 주말 3연전 중에 후반기 첫 등판이 예고되어 있다.
노경은과 송승준 모두 우려했던 구위의 문제는 없다. 하지만 자신감의 문제가 남아있다. 정상적으로 자신의 공을 뿌릴 수 있는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베테랑들이 어떻게든 자신의 몫을 해줘야만 롯데는 선발진, 그리고 투수진 전체가 유기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
롯데는 19일부터 열리는 KIA와의 3연전에 노경은을 시작으로 레일리-박세웅이 차례로 나선다. 린드블럼과 송승준은 뒤이어 벌어지는 한화와의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조원우 감독이 꼽은 린드블럼과 노경은, 송승준이 롯데의 선발진이 위험요소들을 없앤다면, 롯데의 5위 수성은 한결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