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을 딛고 다시 일어선 호세 페르난데스(24·마이애미)의 탈삼진 페이스가 예사롭지 않다. 역대 3번째로 빠른 500탈삼진 페이스를 보여준 페르난데스는 이제 전설인 랜디 존슨의 2001년 기록에도 도전하는 모습이다.
페르난데스는 19일(이하 한국시간) 필라델피아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⅓이닝 동안 무려 14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2실점으로 버텼다. 승패를 기록하지는 않았으나 14개의 탈삼진은 개인 한 경기 최다 기록이었다. 여기에 통산 500번째 탈삼진도 이날 달성했다. 첫 4이닝 동안 10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것은 올 시즌 제이크 아리에타(시카고 컵스), 태너 로악(워싱턴)에 이어 세 번째다.
2013년 MLB에 데뷔한 페르난데스는 2013년 172⅔이닝에서 187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2014년 초 팔꿈치인대접합수술을 받으며 전열에서 이탈했으나 지난해 돌아왔고, 올해는 18경기에서 11승4패 평균자책점 2.53의 빼어난 페이스를 선보이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데뷔 65경기만에 500탈삼진을 기록했다. 이는 1900년 이후 드와이트 구든(61경기), 다르빗슈 유(62경기)에 이어 세 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엄청난 위력의 슬라이더가 그 중심에 있다는 평가다. ESPN에 의하면 페르난데스는 올 시즌 168개의 탈삼진 중 무려 99개가 슬라이더를 통해 잡아낸 것이다. 이는 단일선수의 단일구종으로는 스티븐 라이트의 너클볼(86개), 마이클 피네다의 슬라이더(83개)를 훌쩍 뛰어넘는 리그 최고 수치다.
이런 페르난데스는 올 시즌 168개의 탈삼진, 9이닝당 13.30개의 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는 않았으나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역대급이다. MLB.com의 공식 순위에 의하면 이 부문 최고 기록은 2001년 랜디 존슨의 13.41개다. 페르난데스는 2위에 해당된다. 페드로 마르티네스(1999년 13.20개)까지 단 세 명만이 13개 이상의 9이닝당 탈삼진 개수를 기록하고 있다.
존슨은 2001년 35경기(선발 34경기)에서 249⅔이닝을 던지며 무려 372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존슨은 21승을 올렸고, 그해 애리조나를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올려놓으며 MVP를 수상했다. 절대적인 수치에서 존슨과 페르난데스의 기록을 비교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 그러나 삼진을 잡아내는 능력에서 페르난데스가 최고의 능력을 보여주고 있음은 확실해 보인다. /skullboy@osen.co.kr
[사진]ⓒ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