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삼성)의 전반기 활약은 단연 으뜸이었다. 타격(.354), 최다 안타(112개), 타점(76개) 등 3개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도루를 제외한 공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랭크됐다. 1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최형우는 "개인 성적은 나무랄 데 없었지만 결코 좋지만은 않았다"고 전반기를 되돌아봤다.
삼성의 5년 연속 정규 시즌 1위 등극에 이바지했던 그는 "팀 성적이 좋지 않으니 아쉬운 마음이 컸다. 삼성 입단 후 이런 적은 처음이다. 내 자신이 너무 당황스럽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를 정도다. 한 번이라도 이런 경험을 했었다면 모르겠는데 (그 충격이) 아주 크게 느껴진다"고 아쉬워 했다.
하지만 5강권과 격차가 크지 않아 5강 진입 가능성도 열려 있다. 최형우는 "우리는 당연히 위를 향해 달려간다. 포기라는 건 없다. 오늘 잠실구장에 도착해 몸을 풀때 외국인 선수 3명(아롬 발디리스, 요한 플란데, 아놀드 레온)을 보니 '이제 우리도 정상 전력을 갖췄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었다.

타율 3할 30홈런 100타점. 이는 강타자의 기준 잣대다. 최형우의 올 시즌 최소한의 목표이기도 하다. "타율 3할 30홈런 100타점을 달성해야 올 시즌에도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최형우는 "올 시즌을 앞두고 방망이 무게를 줄인 걸 제외하면 이렇다할 변화도 없다"고 말했다.
타격은 선천적인 재능이 필요하나 수비는 후천적인 노력으로 성장할 수 있다. 최형우가 대표적인 케이스. 이젠 '수비 요정'이라는 수식어까지 생겼다.
"수비는 열심히 하는 만큼의 결과를 얻으니 만족스럽다. 남들이 뭐라고 해도 나는 내 기준에서 만족한다. 이젠 어떠한 타구든 다 잡을 자신이 있다. 수비를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기분이 좋다"고 씩 웃었다. 이어 "수비를 잘 하면 정말 기분이 좋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며 "예전에는 투수들이 나이스 캐치했다고 하이파이브할때 쑥쓰러웠는데 이젠 즐긴다"고 덧붙였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최형우는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팀 성적이 저조하니 정말 속상하다. 잘 돼야 한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지만 잘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