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외국인투수 헥터 노에시가 9승 사냥에 실패했다.
헥터는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동안 5개의 삼진을 곁들어 5피안타 2볼넷 3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구원투수진이 5-3에서 8회 역전을 허용해 9승은 실패했다.
1회 흔들리며 무너지는 듯 했지만 오뚝이처럼 벌떡 일어났다. 1회초 타선이 터졌다. 나지완의 선제 좌월 솔로홈런에 이어 김주찬, 이범호, 서동욱의 2루타 세 방과 이홍구의 3루수 옆으로 빠지는 적시타를 앞세워 4점을 뽑았다. 이 정도면 마운드에 오르는 헥터의 어깨가 가벼울 듯 했다. 그러나 헥터가 벌어준 점수를 까먹었다.

1사후 나경민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았다. 이어 맥스웰에게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내주고 첫 실점했다. 2사후 최준석과 승부를 어렵게 가더니 볼넷으로 내보냈고 강민호에게 좌중간 담장을 맞히는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순식간이 4-3으로 추격을 당했다.
그래도 타선은 2회초 2사후 만루를 만들고 브렛 필의 사구로 한 점을 보태주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헥터가 각성했다. 직구가 통타 당하자 2회부터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위주로 볼배합을 바꿔 3회까지 퍼펙트로 막았다. 특히 심판이 바깥쪽 코스에 인색했지만 평정심이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완급투를 앞세워 원래의 헥터로 돌아온 것이다.
4회말 선두 최준석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후속 세 타자를 범타로 막았다. 박종윤의 안타성 타구를 걷어낸 유격수 강한울의 호수비 도움도 받았다. 5회는 2사후 나경민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했지만 맥스웰을 삼진으로 솎아내고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다. 5회는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구사했다.
타선의 2회 이후 추가득점을 못하는 가운데 불안한 두 점차 리드였다.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6회 역시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에 커브까지 적절하게 구사하며 철통방어를 했다. 7회는 선두타자 박종윤을 중전안타로 출루시켰다. 그러나 대타 김문호를 1루 땅볼, 문규현을 유격수 병살로 요리하고 6번째 영의 숫자를 전광판에 새겨넣었다.
투구수는 117개. 8회까지 오르기는 힘들었다. 마운드를 김광수에게 넘기며 제몫을 다했다. 시즌 13번째 퀄리티스타트이자 15경기 연속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면서 127⅓이닝까지 늘렸다. 평균자책점은 3.37에서 3.39로 조금 높아졌다. 8회말 김광수가 1사후 2피안타와 내야실책이 겹치며 동점을 허용했고 헥터의 9승도 사라졌다. /sunny@osen.co.kr
[사진]부산=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