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양 승부조작-안지만 수사, 충격의 KBO리그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7.21 05: 50

이태양, 2012년 이후 4년 만에 승부조작 적발 사례
안지만도 불법 도박사이트 개설 연루 혐의로 구설수
 KBO리그가 불안에 떨고 있다. 한창 시즌이 진행 중인 가운데 경기 외적인 일로 여려 선수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중이다.

우선 승부조작 악령이 4년 만에 야구계에 손을 뻗쳤다. NC 다이노스의 사이드암 이태양은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NC는 KBO에 이태양의 실격처분과 계약해지 승인을 요청했다. 더 이상 그를 소속 선수로 받아들이지 않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때와 다른 것은 승부조작의 광풍이 시즌 전에 리그를 덮쳤다는 것이다. KBO에서 처음으로 승부조작으로 처벌된 선수가 나온 2012년 당시 박현준과 김성현(이상 당시 LG 트윈스)은 정규시즌이 개막되기 전에 유니폼을 벗었다. 하지만 이번엔 시즌 중에 불미스런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다.
이태양은 지난해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포함됐던 투수다. 가장 최근에 태극마크를 달았던 선수가 승부조작의 중심에 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팬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6월말 구단에 검찰 수사를 받은 사실을 보고했고, 당장 그를 1군에서 말소한 NC는 그를 퓨처스리그 경기에도 내보내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건이 브로커를 끼고 있어 이태양 한 명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이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정보긴 하지만 여러 선수들의 실명이 관계자들 사이에서 언급되고 있을 정도로 의심받는 인물들이 꽤 된다. 이미 밝혀진 것 외에 수도권 구단 선수들의 이름만 해도 여럿이다. 아직 팀 내 모든 선수들의 진실을 파악하지 못한 구단 관계자들이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승부조작은 아니지만, 안지만(삼성 라이온즈)도 최근 불법 도박사이트 개설에 들어가는 자금을 지원해줬다는 혐의를 받아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안지만은 프랜차이즈 식당을 차린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돈을 빌려줬는데, 검찰 측과 주장이 달라 일단은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대처하겠다는 게 구단의 공식적인 방침이다.
이쯤 되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만 해도 의심을 살 만한 여건이 조성된다. 공교롭게 이태양과 안지만 모두 신변의 변화가 생긴 직후 1군에서 말소됐기 때문이다. 말소 당시 이태양과 안지만은 각각 팔꿈치와 어깨 통증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심을 살까) 이제 퓨처스리그에 함부로 내리지도 못하겠다”는 한 구단 관계자의 말이 농담으로 들리지 않을 정도다.
안지만 케이스는 경기 외적으로 일어난 개인의 금전 관계에 의한 일이지만, 이태양의 경우 야구계에 미칠 후폭풍이 안지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가 추가로 밝혀지고, 그 수가 대중의 예상보다 많을 경우 KBO리그 전체가 충격에 빠지는 것은 물론 신뢰와 흥행에도 직격탄을 맞는다.
분명한 건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날들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당장은 아프겠지만, 검찰의 빠른 수사로 하루빨리 진실이 밝혀지는 것이 이롭다. 의심받는 하루하루가 조금씩 리그를 멍들게 하고, 팬들이 등을 돌리게 만든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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