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가 출범 이후 최대 위기의 시즌을 맞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0일에는 착잡한 사건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왔다. 삼성 투수 안지만은 최근 불법 도박사이트 개설에 관여한 혐의로 대구지검에 소환됐다. 삼성은 20일 안지만에 대해 "최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나와 구단에 보고했다. 검찰과 안지만의 주장이 달라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정리했다.
그로부터 몇 시간도 되지 않아 이번에는 스포츠계의 악몽과도 같은 승부조작 사건이 터졌다. NC 투수 이태양이 승부조작과 관련된 혐의로 창원지검에서 조사를 받았다는 것. NC 구단은 바로 사과 보도자료를 내 이태양의 혐의를 인정하고 그를 계약 해지 처리했다.

이뿐만 아니라 한 보도에 따르면 현재 상무에서 복무 중인 외야수 문우람(넥센 소속)도 승부조작에 관련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투수 쪽의 비중이 컸던 것과 달리 문우람의 승부조작 관여 여부까지 사실로 확인된다면 야구계의 승부조작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
20일은 공교롭게도 KBO리그가 시즌 관중 500만 명을 돌파한 날이었다. 지난주 국내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화려한 올스타전을 치르고 관중 증가로 인기몰이에 나섰던 KBO도 직격탄을 맞게 됐다. KBO 관계자는 20일 안지만의 소식이 전해진 뒤 OSEN과의 통화에서 "사실 여부가 가려진 뒤 대응 방안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 초반까지 안지만, 윤성환(이상 삼성), 임창용(KIA), 오승환(세인트루이스)까지 불법 해외 도박 혐의로 몸살을 앓았던 KBO였다. 장성우(kt)는 여전히 치어리더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김상현(kt)은 지난주 공연음란죄로 임의탈퇴 처리됐다. 올해 KBO 선수들은 경제, 사회 면을 넘나들며 다른 때에 비해 유례없이 골고루 눈총을 받고 있다.
선수들의 범죄 행위는 곧 KBO에 치명적인 타격이다. 선수들은 자신들이 야구를 잘하면 많은 돈을 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는 오산이다. 그들의 연봉에는 팬서비스, 공인으로서의 행동, 마음가짐까지 모든 것이 포함돼 있다. 팬들은 범죄자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해 야구장에 가는 것이 아니다.
KBO리그는 이미 4년 전 승부조작으로 인해 큰 홍역을 치렀다. 선수 2명(박현준 김성현)이 영원히 야구계에서 퇴출됐고 팬들에게 많은 신뢰를 잃었다. 이를 복구하기 위해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다시 물거품이 됐다. 선수들의 도덕적 해이 속에 학습 효과는 전혀 없었던 셈이다. 특히 올해는 다른 때에 비해 다양한 범법 행위가 나와 팬들을 충격에 몰아넣고 있다.
잊을 만하면 터져나오는 각종 범죄들로 인해 "야구계 관계자들은 웬만한 법쯤은 알아야 한다"는 게 농담 아닌 농담이 됐다. 범죄와 무관한 다수의 선수들마저 무너진 신뢰 속 조롱거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이참에 범죄의 뿌리를 뽑고 확실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마추어 야구부터 제대로 된 윤리 교육도 필요하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