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승부조작, 왜 투수들이 타깃이 될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6.07.21 05: 50

 프로야구에 4년 만에 또 승부조작 사건이 터졌다.
NC 구단은 20일 밤 "이태양이 최근 승부조작 혐의로 창원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고 인정했다. 이어 NC는 곧바로 사과문을 발표하고, KBO에 이태양의 실격처분과 계약해지 승인을 신청했다.
검찰은 21일 브리핑을 열고 자세한 내용을 밝히고, 이태양 등 혐의자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으로 기소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태양 외에도 넥센 소속으로 군 복무 중인 문우람도 함께 승부 조작 혐의를 받고 있다.

이태양은 직접적으로 승부조작에 관여했고, 문우람은 승부조작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브로커와 이태양을 소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4년 전인 2012년 승부조작 사건처럼 이번에도 투수(이태양)가 직접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4년 전에도 검찰 수사에 의해 투수였던 박현준(당시 LG)과 김성현(당시 LG)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박현준과 김성현은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 받았다.
승부조작은 불법 토토와 연결된다. 불법 토토에는 승패는 물론 경기의 세부적인 내용에 따라 베팅이 오간다. 1회 첫 타자 초구 스트라이크/볼, 첫 타자 볼넷/삼진 등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놓고 베팅 금액이 걸린다.
따라서 자발적으로 볼/스트라이크를 결정할 수 있는 투수들이 승부조작의 타깃이 된다. 타자는 자신의 의지대로 스트라이크/볼을 결정짓기 어렵다. 브로커는 타자보다는 투수에 접근해 승부조작에 끌어들인다. 창원지검에 따르면 이태양도 특정 경기에서 선발로 나와 1회 볼넷을 고의로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양은 이 같은 방법으로 브로커로부터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저연봉의 투수들은 평소 친분이 있거나 주위 소개를 통해 알게 된 브로커로부터 유혹을 받는다. 손쉽게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을 거절하지 못하면 나락으로 빠져들게 된다. 고의로 1회 선두타자 볼넷을 허용하더라도, 점수를 내주지 않으면 경기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범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이태양은 2011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4순위로 넥센에 입단했고, 2012년 신생구단 특별지명을 통해 NC로 이적했다. 지난 시즌 10승5패 평균자책점 3.74을 기록했고 시즌 후에는 국가대표로 뽑혀 프리미어12 국제대회에도 참가했다. 지난해 연봉 3300만원에서 10승 투수가 되며 올해 1억원으로 인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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