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복귀' 장시환, 감독 주문에 응답한 필승 카드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6.07.21 05: 53

불펜→선발→불펜, 우여곡절 끝 필승맨 복귀
“결과는 나중에” 조범현 감독 조언에 응답
장시환(29, kt 위즈)이 다시 중간 계투진으로 돌아왔다. 불펜 전환 후 첫 경기에서 부진했지만 곧바로 다음 경기에서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장시환은 지난해 kt 최고 히트 상품 중 하나였다. 2015시즌을 앞두고 특별지명을 통해 kt로 이적했고 지난해 47경기에 등판해 7승 5패 12세이브 평균자책점 3.98로 맹활약했다. 그야말로 전천후 마무리였다. 기존의 1이닝을 막는 마무리 투수이기보단 확실한 상황에서 등판해 팀의 승리를 지켰다. 신생팀이자 기존 구단에 비해 전력에 떨어지는 구단이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kt는 지난 시즌 막판 장시환을 선발로 테스트하려고 했지만 부상으로 모든 게 물거품 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빠른 회복력으로 올 시즌 초에 복귀했다는 것. 시범경기 등판 이후 필승조로 다시 힘을 보태는 듯 했다. 하지만 선발로 전환한 이후 다소 부진했다.
장시환은 선발로 출전한 7경기에서 1승 6패 평균자책점 8.13을 기록했다. 선발진 합류로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결국 조범현 감독은 1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시환이를 중간 계투로 뺐다.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것 같고 부담을 느끼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19일 경기에 구원 투수로 등판해 아웃카운트 없이 1피안타 2사사구(1볼넷)로 흔들렸다.
그러자 조 감독은 19일 경기 후 장시환과 면담을 했다. 조 감독은 20일 대전 한화전에 앞서 장시환을 두고 “구위는 나쁘지 않은데 경기 운영과 심리적인 게 문제다. 경기가 끝나고 투수 코치와 같이 불러서 면담을 했다. ‘무엇을 도와줄까’라고 물어봤더니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다고 하더라. 컨트롤에 대한 부담도 있기 미리 나쁜 결과에 대한 생각을 한다. 그래서 ‘경기가 끝나고 생각하라’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스스로에게 지고 들어가니 상대를 이길 수 없다”는 게 조 감독의 진단이었다. 그 면담이 통했을까. 장시환은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트래비스 밴와트(6이닝)-심재민(⅔이닝)에 이어 3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1-1로 맞선 7회말 2사 1루에서 등판했고 송광민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8회에는 사구를 1개 내줬지만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장시환은 경기가 끝난 후에 “경기 전 감독님과 면담을 통해 마음을 다 잡고 자신 있게 던질 수 있었다”면서 “야구 이외에 인생 선배로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아직 1경기에 불과하지만 조 감독의 ‘특별 면담’이 통한 셈이었다. 아울러 ‘전천후 불펜 투수’ 장시환의 복귀는 구단에 큰 힘이 됐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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