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찬익의 대구 사자후] 썩은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도려내야 진정한 명문 구단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6.07.21 05: 51

지난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임창용, 윤성환, 안지만 등 주축 선수들의 해외 원정 도박 파문으로 홍역을 앓았던 삼성 라이온즈가 안지만이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 개설 연루로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져 큰 충격에 빠졌다.
대구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이진호)는 최근 안지만을 비공개로 소환해 관련 혐의에 대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 측에 따르면 안지만은 지인이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개설하는 데 자금을 대준 혐의를 받고 있다. 억대 규모의 불법 도박 사이트 개설자에 대해 수사를 하던 과정에서 안지만으로부터 억대의 돈이 흘러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했다.
이에 검찰 측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안지만의 휴대 전화를 확보해 관련 인물들과 통화 내역 등을 분석하고 있다. 검찰 측에 따르면 안지만은 지인이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차리는데 자금이 필요해 빌려준 것일 뿐"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구단 측은 "안지만이 검찰 조사를 받고 와서 구단에 보고했다. 친구가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차리겠다고 해서 돈을 빌려줬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본인의 주장과 검찰이 의심하는 내용이 다르고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단도 일이 어떻게 되는지는 지켜봐야 한다. 그리고 그 뒤에 대응해야 할 것 같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검찰 조사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구단의 선수단 관리에 대한 책임도 자유로울 순 없다. 삼성의 도박 파문은 처음이 아니다. 2009년 채태인이 인터넷 도박 혐의로 벌금형 처분을 받았고 지난해 임창용, 윤성환, 안지만 등 주축 선수들이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당시 임창용은 오승환은 2014년 11월 말 마카오 카지노에서 4000만원 상당의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윤성환과 안지만의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번에 안지만이 불법 도박 사이트 개설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구단 소식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구단 측이 일부 선수들의 비위 행위에 대해 개의치 않게 생각하다 보니 결국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라며 "팀 전력에 차지하는 비중에 상관없이 비위 행위가 적발될 경우 일벌백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팀워크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안지만의 혐의가 확정된 건 아니지만 여러모로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구단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었고 가뜩이나 위기에 처한 팀 전력에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게 되는 최형우와 차우찬의 잔류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소식통은 "대형 FA 계약을 체결한 윤성환과 안지만이 지난해 해외 원정 도박 파문에 연루돼 윗선에서 격노한 것으로 알고 있다. 속된 말로 큰 돈을 줘봤자 딴 짓을 하니까 윗선에서도 FA 선수를 잡는데 소극적인 입장을 취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 시즌 삼성의 하위권 추락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이 가운데 해외 원정 도박 파문에 연루된 선수들이 팀 케미스트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과감한 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위 행위가 적발된 선수라면 연봉 또는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상관없이 철퇴를 가해야 한다. 그리고 일부 선수들을 비호하는 구단 관계자 또한 책임을 져야 한다.
삼성은 올 시즌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곪은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도려내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명문 구단이다. /삼성 담당 기자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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