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강자’ 김성현, 팀-2루수 수위타자 도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7.23 05: 52

타율 0.341-리그 7위, 최고 시즌 예상
팀-리그 2루수 수위타자 조준도 가능 
올 시즌 타격 순위표 상위권에는, 어쩌면 낯선 이름 하나가 있을지도 모른다. 바로 김성현(29·SK)이다. 김성현은 22일까지 타율 3할4푼1리로 리그 전체 7위에 랭크되어 있다.

규정타석을 갓 채운 것도 아니다. 팀이 치른 89경기에 모두 나서면서 345타석을 소화한 결과다. 타격에 재질이 있고, 맞히는 능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 정도 타율을 기록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실제 김성현의 2014년 타율은 2할8푼4리, 지난해에는 2할9푼7리였다. 준수한 타율이기는 했으나 특급 성적은 아니었다.
지금 상황이라면 특별한 이변이 없는 이상 자신의 경력 최고 성적은 무난할 전망이다. 남은 55경기에 모두 나간다고 가정하면 김성현은 480~500타수 정도를 소화하는 페이스다. 480타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김성현은 남은 경기에서 2할4푼만 쳐도 무난히 3할 고지를 밟는다. 이 계산을 보면 김성현이 지금껏 소리 소문 없이 쌓아둔 탑이 얼마나 단단한지 잘 알 수 있다.
선천적인 재능에 후천적인 노력, 그리고 경험까지 더해진 산물이다. 김성현의 고등학교 시절을 기억하는 스카우트들은 “방망이 자질이 날카로운 선수였다. 작은 체구였지만 펀치력도 있었던 편”이라고 말한다. 이 재능이 많은 타석과 만나면서 본격 발휘되고 있다. 여기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힘이 불었고, 타석에서 침착함까지 갖춰가며 자신만의 히팅존을 만들어가고 있다. 수비 부담이 컸던 유격수에서 2루수로 옮긴 것도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김성현은 올 시즌 노림수나 히팅존에 걸린 공을 적극적으로 치면서도(타석당 투구수 3.30개), 상대의 유인구에 속지 않고 인플레이 타구를 많이 만드는(헛스윙률 5.3%, 타석당 삼진 0.07개) 까다로운 타자가 됐다. 대개 이런 유형의 선수는 타격 그래프가 비교적 꾸준하게 이어질 가능성을 가진다.
실제 김성현은 월별 타율에서 단 한 번도 3할 밑으로 떨어져본 적이 없다. 무주자(.327), 유주자(.356), 득점권(.338) 등 상황별 타율도 고르다. 김용희 감독이 최근 김성현을 3번으로 투입하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든 안타가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장타력은 다소 희생하겠지만 이만한 확률과 때를 가리지 않는 연결고리도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런 김성현은 팀 내 수위타자에도 한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마냥 남의 이야기처럼 들렸지만 이제는 현실화되는 중이다. 22일 현재 팀 내 타율 2위이자 김성현의 이 타이틀을 위협할 후보는 정의윤(.329)이다. 서로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선의의 경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리그 전체 2루수 중에서도 최고 타율에 도전한다. 김성현에 이은 2루수 타율 2위는 박민우(NC·0.321)다. 그 뒤를 정근우(한화·0.311), 서동욱(KIA·0.305), 박경수(kt·0.288) 등이 따르고 있다. 정근우 서동욱 박경수의 경우는 장타력은 김성현에 비해 더 좋고, 박민우는 주루 능력에서 우위다. 그러나 타율 자체만 놓고 보면 조금 벌어졌다. 김성현은 "후회를 남기지 않는 시즌이 되고 싶다"라고 했다. 이런 기회는 항상 찾아오지 않는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