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한국야구 투수 전멸, 정도를 벗어났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7.27 05: 52

김성근, 심각한 타고투저 현상에 깊은 우려 표시  
144G 투수 자원 고갈, 리틀 야구도 변화구 위주
"투수들은 전멸하고… 요즘 대한민국 야구는 정도(正道)를 확실히 벗어났다". 

최근 몇 년간 KBO리그는 심각하게 투고타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리그 평균자책점(5.13) 타율(.288) 모두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기록으로 시즌이 지날수록 치솟고 있다. 그동안 주기적으로 타고투저와 투고타저를 적절한 사이클을 그렸지만, 외국인 타자들이 다시 영입된 2014년 이후로는 벌써 3년째 타고투저가 심화되고 있다. 3할 타자만 무려 33명인 반면 2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는 전무할 정도로 투타의 간극이 나날이 벌어진다. 
이에 김성근 한화 감독도 우려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성근 감독은 26일 대전 SK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요즘 대한민국 야구는 1~2점 승부가 아니다. 2-1 같은 스코어나 3점 이내 경기가 거의 없다. 투수들은 전멸하고 있고, 무자비한 공격 야구가 되고 있다. 확실히 정도를 벗어나 있다"고 말했다. 
KBO리그 어느 팀이든 "투수가 없다"는 말이 끊임없이 나오며 투수난을 호소하고 있다. 김 감독은 "투수 책임보다는 자원의 문제다. 자원은 생각하지 않고 경기수만 늘려 놓았다. 이렇게 경기수가 많으면 좋은 투수는 거의 다 사라진다. 지금 자기의 볼을 던지는 투수가 얼마나 있나"고 안타까움을 거듭 표했다. 
KBO리그는 10구단 체제가 된 지난해부터 페넌트레이스 경기수를 144게임으로 늘렸다. 기존 128경기보다 16경기 늘어난 것이지만 리그 확대와 함께 투수들의 부담이 눈에 띄게 커졌다. 반면 투수들의 전체적인 기량은 계속해서 떨어진 탓에 특급 신예 투수는 별로 나오지 않고, 기존 에이스급 투수들은 부상과 부진으로 하향세다. 
김 감독은 "유일하게 두산 빼놓고 모든 팀이 선발투수가 없어 쩔쩔맨다. 144경기를 쫓아다니는 것도 힘든데 경기를 하는 건 훨씬 힘들다. (162경기를 하는) 미국이야 선수들이 많지만 그 선수 많은 나라도 요즘 투수가 없어 묵사발 나고 있다. 현장의 이런 어려움을 잘 알고 움직이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궁극적으로는 자원의 문제를 지적했다. 김 감독은 "일본은 고교팀이 5000개 이상 있지만 우리나라는 겨우 50개 정도에 불과하다. 이렇게 자원이 모자란 나라에서 많은 경기를 하면 투수가 클 수 없다. 결국 야구의 질이 떨어지게 될 것이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는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김 감독은 리틀야구에서 투수들의 투구 패턴도 지적했다. 그는 "최근 리틀야구를 보는데 어린 아이들이 10개 중 8개는 변화구로 던지더라. 직구는 1~2개밖에 안 던진다. 그거 보고 깜짝 놀랐다. 당장 경기에는 이길지 몰라도 투수를 버릴 수 있는 것이다"며 올바른 투수 성장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