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한 방이 이토록 그리웠을 줄이야.
롯데 자이언츠 최준석(33)이 후반기 첫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지난 28일 잠실 LG전 0-4로 뒤진 4회초 1사1루에서 LG 류제국을 상대로 초구 142km 빠른공을 걷어올려 가운데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넘기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6월12일 잠실 두산전 이후 46일 만에 터진 홈런포이자, 후반기 첫 홈런이었다.
최준석의 한 방을 보기 위해 한 달을 넘게 기다렸다. 지난 6월 말, 잠시 2군행 통보를 받은 뒤 전반기 막판에 복귀를 했지만 이후 타격감에서 합격점을 주기 어려웠다.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던 조원우 감독 입장에선 아쉬울 수 있었다. 지난 7월12일 1군 복귀 이후 27일까지 성적은 타율 2할1푼4리(28타수 6안타) 홈런 없이 3타점의 성적에 불과했다.

최준석의 입지는 줄어들어갔다. '새 얼굴'들인 저스틴 맥스웰과 나경민이 합류했고, 김문호가 최준석의 자리인 지명타자에 들어서면서 타선의 짜임새가 더 강해졌다는 평이 많았다. 그 사이 최준석은 대타 역할을 수행해야만 했다.
그러나 최준석에게도 다시 존재감을 발휘할 기회는 왔다. 27일 황재균과 강민호가 모두 부상으로 빠지면서 4번 타자 자리를 꿰찼고, 이튿날인 28일 홈런포를 때려내며 감각을 끌어올렸다. 비록 28일 홈런으로 4타수 1안타에 머물렀지만 그 외의 타석에서도 타구의 질이 괜찮았다. 1회 2사 3루에서 1-2루간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지만 2루수 정면으로 향했고 5회초 2사 만루에서 때린 3루수 땅볼도 야수 정면으로 향해서 아쉬움을 남겼다.
최준석이 살아나야 할 이유는 분명히 있다. 현재 롯데의 타선은 강민호와 황재균 중심 체제로 되어가고 있다. 이들이 나란히 4번과 5번 타순에 포진해서 팀 타선 득점 생산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결국 이들이 빠지면 타선의 응집력과 무게감은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는 타선의 구조다. 27일 경기에서처럼 강민호와 황재균이 모두 라인업에서 이탈하자 타선은 빈약해졌다.
결국 강민호 황재균 중심의 타선을 보좌할 최준석의 묵직한 한 방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 최준석이 살아난 가운데서 타선이 꾸려질 경우 롯데 타선이 더 강해질 것이라는 건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과연 28일 오랜만에 때려낸 최준석의 홈런포가 향후 롯데 타선의 내재된 강력함을 더 이끌어 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