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 나가는 것 자체가 즐거웠고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재성(24, 전북 현대)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이재성은 지난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광주 FC와 홈경기서 결승골을 포함해 1골 1도움을 기록해 전북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재성의 활약 속에 전북은 K리그 클래식 개막 후 23경기 연속 무패(14승 9무)를 기록하며 선두 독주는 물론 K리그 최다 연속 무패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전북이 2015년과 올해 세운 22경기 연속 무패다.

이재성은 "신기록을 세우게 돼 매우 기쁘다.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 감사하다. 더위에도 경기장을 찾은 팬들께 감사하다는 말도 전하고 싶다"며 "올해 이적한 공격수들이 적응하면서 기록에 대한 압박감이 완전히 사라졌다. 경기 나가는 것 자체가 즐거웠고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이 친형 (이)재권이형(대구 FC)의 생일이다. 생일 선물로 오늘 득점을 주고 싶다. 내일 형도 경기가 있다. 기운을 받아서 형도 골을 넣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년 모두 K리그 클래식 정상에 오른 전북이지만 올해는 유독 빨리 독주 체제를 구축해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현재 전북과 2위 상주 상무와 승점 차는 16점으로, 상주와 최하위 수원 FC와 승점 차도 16점이다.
지난 2년 동안 전북의 주축으로 활약한 이재성은 "안 좋은 사건도 있었지만 선수들이 잘 뭉치고 있다. 공격수들의 적응과 기존 선수들과 조화를 위해 노력했다. 지금의 상승세는 노장 선수들이 공격수들을 위해 소리치고 헌신해줘서다. 덕분에 공격수들이 자신감을 갖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재성은 이날 도움으로 도움 1위 마르셀로(제주 유나이티드)와 차이를 1도움으로 좁혔다. 이에 대해 이재성은 "(김)신욱이형이 더 도움왕 욕심을 내라고 한다. 프리킥과 코너킥 모두 많이 차라고 한다"며 "동료들이 골을 잘 넣는 만큼 경기에 계속 출전하면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날 외에도 이재성은 전북이 최다 무패를 세우는 데 가장 많은 기여를 했다. 골키퍼 권순태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것이 이재성이다. 그러나 걱정 어린 시선도 있다. 대표팀을 오가야 하는 만큼 체력적인 걱정이다.
하지만 이재성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이맘때면 항상 체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차라리 쉬는 것 보다 경기를 준비하는 것이 낫다. 오늘만 하더라도 (1주일을 쉬어서인지) 전반전 동안 몸이 무거웠다. 경기를 계속하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이호형이 있는 만큼 수비 부담 덜어서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다"고 전했다.
기록에 대한 부담을 덜은 만큼 이재성은 물론 전북의 초점은 8월 23일에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상하이 상강(중국)과 원정경기에 맞춰져 있다.
이에 대해 이재성은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는 미리 4강전 생각을 했다. 그래서 8강전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지금의 상승세를 1차전까지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수들 모두가 부상을 당하지 않고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sportsher@osen.co.kr
[사진] 전북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