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2003년 이후로 첫 전경기 출장 도전
DH 출장으로 수비 부담 NO, 더 열심히 해야
"전경기 출장?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한화 4번타자 김태균(34)의 방망이가 뜨겁다. 지난 7월 한 달간 21경기 73타수 29안타 타율 3할9푼7리 4홈런 24타점 16득점 16볼넷 11삼진 OPS 1.201로 펄펄 날며 월간 MVP 후보에 올랐다. 어느새 시즌 성적도 타율 3할4푼6리 115안타 10홈런 71타점 73볼넷 OPS .987로 리그 정상급을 회복했다.
김태균의 성적 상승이야 그를 오랜 기간 지켜본 사람들에게는 크게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보다 더 빛나는 것은 한화의 93경기를 빠짐없이 뛰었다는 데 있다. 시즌 초반 타격 슬럼프에 시달릴 때도, 최고 활약을 하는 지금도 김태균은 꾸준하게 경기에 나서고 있다. 그것도 교체출장 없이 93경기 전부 선발출장이다. 한화 팀 내에서 유일하게 전경기 출장으로 KBO리그 전체로 봐도 김태균 포함 8명만이 기록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이처럼 김태균이 전경기 출장을 하고 있는 데에는 수비 부담을 던 영향이 크다. 허리 통증 때문에 지난달부터 1루 수비에 나서지 않고 지명타자로만 출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의중도 있지만 그럴수록 김태균의 책임감도 점점 커진다. 동료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 때문이었다.
김태균은 "지명타자를 한 뒤 동료 야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선후배들은 수비까지 하면서 이기고 싶어 하는데 난 치는 것만 하고 있으니 너무 미안하다"는 속마음을 말했다. 한여름 폭염 속에서 홀로 수비에 열외 되고 있으니 쉬고 싶다는 생각도 사치였다. 그러다 보니 전경기 출장이 이어지고 있다.
김태균이 지명타자로 나서는 대신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가 일취월장한 1루 수비력으로 그의 자리를 메우고 있다. 김태균은 "계속 수비에 나갔다면 체력적으로 힘들었을 텐데 로사리오에게 정말 고맙다. 로사리오도 지칠 때가 있으니 그때는 내가 도와줘야 한다. 1루 수비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 슬럼프를 딛고 정상급 성적을 찾은 김태균은 "개인 기록은 신경 쓰지 않는다 보지도 않는다"며 잘라 말한 뒤 "팀이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 우리 선수들이 전부 다 잘해서 좋다. 다른 선수들이 잘하는 만큼 나도 더 열심히 도와야겠다는 생각뿐이다"며 팀이 최우선임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한화는 김태균이 큰 부상 없이, 꾸준하게 경기에 출장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힘이다. 김태균의 전경기 출장은 프로 3년차였던 2003년 133경기가 유일하다. 그 이후로 13년 만에 다시 전경기 출장을 바라본다. 김태균은 "22살 때 전경기를 나선 기억이 있다. 올해 무조건 해보겠다"며 "하루하루 잘 버티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전경기 출장에도 불구하고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큰 김태균, 그럴수록 방망이도 더 날카로워진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