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우(26)는 이번 시즌 두산 베어스가 낳은 최고의 히트상품 중 하나다. 지난해엔 주전들을 뒷받침하는 특급 백업이었다면, 이제는 완전히 주전으로 올라섰다.
박건우는 지난 1일까지 89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푼7리, 12홈런 55타점 10도루로 다방면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첫 풀타임 주전 시즌에 타격 2위이며, 이 부문 선두인 이용규(한화)와는 1푼 차이다. 하지만 그는 “물론 다른 분들이 보시기엔 좋은 기록이라고 하지만, 만족하지는 않는다. 내가 전부터 야구를 잘했던 선수는 아니지만 매 순간 만족할 수는 없다”는 마음가짐을 나타냈다.
좋은 성적의 비결은 끊임없는 훈련이다. “실전에서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연습을 많이 해야 되는 것 같다. 타석에 들어가면 정말 짧은 시간에 쳐야 하기 때문에 내 동작을 생각할 시간이 없다. 오로지 투수와의 싸움에만 집중한다”는 것이 박건우의 설명. 예전부터 야구장에 빨리 나오기로 유명했는데, 지금도 6시 30분 경기면 최소 2시 전에는 야구장에 들어온다. 페이스가 좋지 않을 때는 더 빨리 나와 연습에 들어간다.

코칭스태프와의 궁합도 좋다. 김태형 감독은 지난해 그를 강하게 키우기 위해 일부러 여러 차례 퓨처스리그에 내렸다가 올렸다고 말할 정도로 그를 단련시켰다. 박건우는 “지난해 감독님과 박철우 타격코치님이 오시고 그 뒤로 잘 된 것 같다. 감독님은 내가 안일해졌다고 느낄 때 항상 찾아주시고 한 번씩 말씀해주신다”고 말한다.
김 감독이 엄한 아버지의 모습이라면 박 코치는 그 반대다. 박건우는 “코치님은 어머니 같은 분이다. 항상 잘 하고 있다고 격려해주시고, 코치님만 믿고 따라오라고 해주신다. 나도 타격에 고집이 있는 편이었는데, 코치님을 만나고 많이 바뀌었다. 가장 큰 변화는 방망이 위치다”라며 코칭스태프와의 소통을 통한 변화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박 코치가 보는 박건우는 원래 재능이 특출난 타자였다. 박 코치는 “건우는 원래 기량이 좋은 타자였다. 스윙 스피드도 빠르고, 중심이동도 좋다. 모든 볼을 이겨낼 수 있는 배팅 능력이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보통 안 좋을 때는 스윙하면서 몸통이 일찍 나가거나 폼이 무너지는데, 건우는 회전력으로만 공을 때린다. 타격 준비 자세도 여유가 있어 보인다. 볼을 던졌을 때 방망이가 급하게 나가면 배트 스피드가 나올 수 없다. 건우는 방망이도 짧게 쥐고, 백스윙도 크지 않다”며 그의 장점들을 몇 개 더 꼽았다. 성공하기 전부터 기술적으로 매우 뛰어났다는 것이 박 코치의 의견이다.
만족하지는 않는다고 했지만 특별한 목표를 설정하지는 않는다. 박건우는 “내가 두 자릿수 홈런과 100안타를 칠 것이라고 누가 기대했겠는가. 하루하루가 커리어 하이다. 수치로는 목표가 없다”는 말로 앞으로도 매 타석에만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지금까지 온 방법과 똑같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