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 한 달’ 박병호, MLB 복귀 가능성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8.03 05: 45

미네소타는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던 박병호(30)를 지난 7월 2일(한국시간)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로체스터로 내려 보냈다. 좀 더 압박감이 덜한 마이너리그에서 타격 컨디션을 회복하라는 조치였다.
박병호는 시간을 지체하지 않았다. 72시간 내에만 로체스터에 합류하면 됐지만 그 다음날부터 곧바로 트리플A 경기에 나섰다. 7월 3일 마이너리그 첫 경기에 나섰고, 3일로 마이너리그 생활 한 달을 맞이한다. 그렇다면 박병호는 언제쯤 다시 메이저리그(MLB) 무대로 올라갈 수 있을까. 여러 정황이 맞물려야 하지만 가능성과 보완점이 모두 보이는 성적을 냈다.
박병호는 2일까지 트리플A 24경기에 나서 88타수를 소화, 타율 2할5푼, 출루율 3할3푼3리, 장타율 0.591, OPS(출루율+장타율) 0.924, 9홈런, 16타점의 성적을 냈다. 타율은 대체적으로 2할 중반대에서 후반대를 기록하다 7월 막판 성적이 조금 떨어지며 2할5푼의 성적으로 7월 일정을 마무리했다. 다만 홈런은 9개를 기록하며 여전한 장타력을 과시했다. wRC+는 166으로 좋은 수치다.

MLB 성적(62경기, 0.191/0.275/0.409, 12홈런, 24타점, wRC+ 81)과 비교하면 전반적인 측면에서 나아진 구석이 있다. 특히 장타력은 확실한 인정을 받았다. 홈런 생산 능력은 트리플A에서는 더 이상 검증을 받을 것이 없을 정도다. 올 시즌 인터내셔널리그에서 9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선수 중 100타수 미만을 기록한 선수는 박병호 하나뿐이다. 9개 이상으로 한정하면 타수 대비 홈런 기록은 단연 1위다.
전반적으로 투수가 강한 리그로 알려진 인터내셔널리그에서 장타율 0.591은 매우 훌륭한 수치다. 80타수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 박병호보다 더 좋은 장타율을 가진 선수는 리그 전체를 통틀어도 3명밖에 없다. 박병호에 대한 상태를 보고 받고 있는 폴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도 장타력에 대해서는 시종일관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미네소타가 박병호의 타율보다는 장타력에 기대를 걸고 있는 만큼 이는 충분히 고무적인 요소다.
다만 보완점도 있다. 아직 타격감이 일정치 않다. 좀 더 꾸준한 타율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몰리터 감독은 표면적인 성적 외에도 두 가지 요소를 콜업의 전제조건으로 생각하는 모습이다. 바로 MLB에서 약점을 드러냈던 패스트볼에 대한 적응력, 그리고 삼진 비율이다. 박병호는 분명 95마일(153㎞) 이상의 빠른 공에 약점을 보여줬고, MLB에서는 삼진 비율이 32.8%로 높은 편이었다.
마이너리그에서의 빠른 공 대처 능력은 MLB에서보다는 많이 좋아졌다. 제구가 잘 된 패스트볼을 담장 너머로 보내는 경우도 몇 차례 있었다. 다만 95마일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을 많이 접해보지는 못했다. 이 부분은 기록보다는 현장에서 직접적인 평가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진 비율은 24.2%로 내려갔고, 타석에서 공을 최대한 많이 보며 끈질긴 승부를 하는 경향도 늘어났다.
몰리터 감독은 박병호의 활약상에 대한 소식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아직은 콜업 시기를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현재는 박병호의 자리가 마땅치 않은 점도 있다. 케니스 바르가스가 19경기에서 타율 3할8리, 4홈런, 10타점으로 괜찮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맥스 케플러의 활약으로 미겔 사노를 외야에 고정될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무수한 변수가 나올 수 있지만, 자리가 나지 않으면 9월 엔트리 확대 때야 MLB 무대에 복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박병호로서는 3년을 내다보고 차분하게 이 시기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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