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좋은 출발이 있을까.
한국이 피지전 다득점에 성공하며 리우 올림픽 스타트를 산뜻하게 끊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오전 8시 브라질 사우바도르 폰치 노바 아레나서 열린 피지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축구 조별리그 C조 1차전서 류승우의 해트트릭과 권창훈, 석현준의 멀티골 활약에 힘입어 8-0 대승을 거뒀다. 와일드카드 공격수 손흥민도 후반 교체투입돼 페널티킥으로 골맛을 봤다. 승점 3을 기록한 한국은 독일과 멕시코(이상 승점1)를 따돌리고 조 선두에 올랐다.
'여우' 신태용 감독의 구상이 모두 들어맞았다. 첫 번째 목표는 다득점이었다. 우승후보 독일, 멕시코를 넘기 위해서는 승점뿐만 아니라 골득실 계산도 필요했다. 최약체 피지전은 대량 득점의 좋은 먹잇감이었다.

신태용호는 피지를 맞아 전반 31분까지 소득을 올리지 못했다. 전반 32분 류승우의 선제골을 기점으로 물꼬를 텄다. 한국은 후반 7골을 몰아치며 기분 좋은 8골 차 대승으로 매조지했다.
신 감독의 두 번째 목표는 와일드카드 활용이었다. 장현수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맹활약했다. 주장 완장을 차고 중원에서 든든히 중심을 잡았다. 양 팀 선수 중 가장 많은 94번의 볼터치를 하며 85.9%의 패스성공률을 자랑했다. 한국의 대승에 앞장선 언성히어로였다.
가장 큰 소득은 또 다른 와일드카드인 손흥민과 석현준이 독일전을 앞두고 골맛을 봤다는 것이다. 손흥민은 가장 늦게 리우에 당도했다. 소속팀 토트넘의 프리시즌 일정을 소화한 뒤 지난 1일 신태용호에 합류했다. 당초 신 감독은 손흥민을 독일전부터 내세우려고 했으나 몸 상태가 좋아 후반 조커로 출격시켰다. 손흥민은 페널티킥 골을 터뜨리며 수장의 믿음에 보답했다. 후배들과 손발을 맞추며 독일전 예열을 마쳤다.
이라크와 평가전서 부상을 입었던 최전방 공격수 석현준도 우려를 불식시켰다. 부상 복귀 이후 정상 컨디션이 아닐 것으로 보였다. 기우였다. 후반 교체 출격해 보란 듯이 2개의 슈팅을 모두 골로 연결하는 결정력을 뽐냈다.
'런던 올림픽 신화 재현' 프로젝트의 첫 출발은 원더풀했다./dolyng@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