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빨' 진혁·차세영 "창의적인 류준열, 다정했던 황정음" [인터뷰]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6.08.07 10: 00

 이런 회사라면 참 다닐 맛나겠다는 소감이 그들의 뜨거웠던 3개월을 대변해주는 말이 아닐까. 배우 진혁과 차세영이 지난 달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를 보내며 시원섭섭한 소감과 못다한 이야기를 전했다.
진혁과 차세영은 극중 제수호(류준열 분)가 대표로 있는 제제팩토리의 직원 각각 류지훈 역과 가승현 역으로 분했다. 큰 역할은 아니었지만, 분명 이들이 있어 작품은 더욱 풍부한 재미를 이끌 수 있었다. 자극적인 소재 없이 안방에 힐링을 전달했던 ‘운빨로맨스’에서도 똘똘 뭉쳐 새로운 게임을 만들어나가는 이들의 에너지는 시청자들에게 밝은 웃음을 주기 충분했다.
배우라는 직업의 장점은 바로 다른 인생을 살아볼 수 있다는 점. 연기를 본업으로 삼고 있다 보니 평범한 인생처럼 직장인으로서의 인생을 살아보지 못했던 이들은 작품을 통해서 간접 체험하는 기회를 얻었다. 물론 그 직장에 대표는 배우 류준열이고, 함께 일하는 동료는 황정음이라는 부러운 근무환경이라는 점이 함정이지만. ‘운빨로맨스’ 촬영장은 그 자체로 놀이동산에 온 느낌이었다는 두 사람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진혁, 차세영과 나눈 일문일답.
▲직장인으로서 살아본 소감이 어떤가.
세영: 저 스스로 회사원인줄 알았고 살았다. 현장가면 ‘세영아~’라고 부르는 것보다 ‘승현님’이라고 부를 때만 대답하곤 했을 정도였다. 모두가 배역으로 보였다. 촬영장을 갈 때마다 회사 가는 것 같았다. 이런 회사라면 다녀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다.
혁: 그곳은 놀이터다. 에버랜드였다. 대기실에서는 서로 맞춰보고 어떤 애드리브를 칠 것인지도 논의했다. 놀면서도 연습을 수십 번 하고 들어간다. 분위기도 더 좋아지고 촬영팀도 즐겁고 너무 좋았다. 대기실에서 에피소드도 너무 많고 너무 재밌었다. 무엇보다 이번 촬영을 통해 회사에 다니는 판타지를 간접적으로나마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제가 언제 게임 회사에 개발 프로그래머가 되겠나. 저희가 밤샘 촬영하는 동안은 야근하는 기분이 들었고, 촬영장에 가는 것이 곧 회사에 가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미신을 믿는 주인공이라니 소재가 독특했다. 실제로 미신을 믿는가?
혁: 저는 안 믿는다. 수호의 초반 모습처럼 혈액형 점 같은 것도 안 믿는다. 이유라고 하면 스스로 논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이 드라마를 하면서 살짝 믿어야 하나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웃음)
세영: 저는 보늬(황정음 분)가 이해됐다. 미신을 행하는 것에 있어서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피해볼까 봐 맹신하게 된 게 불쌍했다. 오죽하면 저기에 맹신하고 살까 싶어서 안쓰러웠다. 개인적으로 미신은 조금 믿는 것도 같다. 예를 들면, 침대 머리를 북쪽에 두지 않는다는 그런 정도?
▲극중 워크숍을 다녀왔는데, 실제 MT 같은 분위기였을 것 같다.
혁 숙소도 좋았다. 형들은 실제로 자다가 촬영하고 그랬다고 하더라.
세영: 정말 MT처럼 놀았다. 고기도 진짜로 구워먹고 수영장에서 물에 빠뜨리기도 하면서 극중 장면을 위해서가 아닌 진짜 즐기고 돌아왔다.
▲동료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해보자면.
혁: 제가 나오는 장면을 제외하고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 극중 수호가 택시를 탈 때 깡총 뛰어 타는 장면이 있는데,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초능력을 발휘하려고 아등바등하는 모습인데, 발상이 창의적이고 귀엽다. 원래 제가 준열이형 팬이었다. 그만의 매력이 있다. 어떻게 그런 발상을 하지?
세영: 저는 수호가 보라를 만나러가서 보늬의 어깨에 손을 대주는데 그 순간 저는 수호밖에 안 보일 것 같다. 빠질 수밖에 없는 장면이다. 혁이오빠 말대로 준열오빠는 발상이 되게 뛰어나다. 진짜 잘 꽁냥꽁냥 한다. 오빠가 여심을 설레는 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즉흥적으로 나온 장면이 많다.
혁: 정음누나도 너무 예뻤고.
세영: 맞다. 정음선배님은 현장에서 극중 보늬언니처럼 되게 많이 챙겨주셨다. 저에겐 엄청 선배님이시라 긴장하고 실수하면 어떡하지 싶어서 걱정했는데 먼저 다가오셔서 ‘걱정하지 말라’고 먼저 말해주셨다. 아직도 그 말씀 해주신 게 너무 감사하다. 연기적으로 도움 많이 받았다.
혁: 정음누나는 현장을 편하게 해주시는 힘이 있다. 자기 꺼만 하는 게 ‘장면’을 생각하신다. ‘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해, 다 받아줄게’라고 해주시는데 정말 감사했다.
▲마지막으로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혁: 이게 저한테는 다섯 번째 작품인데 이렇게 처음부터 쭉 나온 것도 처음이고, 잘 보여진 것도 처음이고, 심지어 태어나서 처음 경험한 건데 길가다 누가 알아보셨다. 깜짝 놀랐다. 촬영 쉴 때도 면도도 해야 하는 건가 싶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고, 진짜 고마웠던 작품이다. 파이팅!
세영: 저는 이번이 진짜 지상파 처음 출연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이어나간 것도 처음이어서 끝난 것 같이 아쉽다. 어떤 분이 SNS로 쪽지를 보내주셨는데 시험기간인데 저 때문에 힘이 나서 시험공부를 열심히 하시겠다고 하셨다. 저는 참 모자른 사람인데 저를 보고 힘을 얻는다는 그 소리에 감동했다. 진짜 열심히 해야겠구나 싶다. 이 작품을 하면서 많이 배웠고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감사하다는 느낌을 안 가져본 적이 없다. / besodam@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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