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복면가왕’ 위태로운 동창회,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6.08.08 09: 00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이 이미 프로그램을 떠났던 가왕들을 한데 모아 동창회를 열었다. 가왕들이 무대에 선 것은 아니고 판정단으로 합류해 수다를 떨었다. 우리동네 음악대장(하현우) 하차 후 가왕에 대한 인기가 시들시들한 가운데 하현우를 필두로 전임 가왕들을 판정단으로 내세운 것은 이 프로그램에 닥친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악수였다는 지적이다.
지난 7일 방송된 ‘복면가왕’은 불광동 휘발유가 로맨틱 흑기사(로이킴)를 제치고 새 가왕이 된 가운데 첫 번째 가왕 방어전이 펼쳐졌다. 그리고 시청자들이 그리워하는 전임 가왕들이 판정단으로 합류했다. 하현우, 루나, 소냐, 더원, 홍지민 등 그리운 얼굴들이 함께 해서 가면을 쓴 출연자들의 노래를 들으며 즐겼다. 9연승을 하며 ‘복면가왕’ 인기에 불을 지폈던 하현우는 특유의 엉뚱하면서도 귀여운 매력을 드러내 그를 그리워하는 시청자들을 반색하게 했다.
전임 가왕들의 화려한 면모는 프로그램을 빛냈지만, 정작 현재 가왕인 휘발유와 새로운 가왕이 되기 위해 출사표를 던진 출연자들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 어쩔 수 없었다. 이 프로그램 전성기를 이끈 하현우가 있었고 흥이 넘친 가왕이었던 홍지민이 눈에 들어왔으며, 더원의 재치 있는 농담도 즐거웠다. 하현우의 연임으로 시청률 상승을 누렸던 ‘복면가왕’은 역설적으로 하현우의 장기 집권으로 위기를 맞았다. 하현우가 떠난 후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고 아직까지 어떤 가왕도 하현우만큼의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기 때문. 동시에 시청자들이 지지하고 응원하며 장기 집권을 바라는 가왕도 나타나지 않았다.

하현우가 떠난 후 급격하게 시청률과 화제성 하락을 겪은 ‘복면가왕’은 전임 가왕들이 한데 모여 노래를 부르는 시청자들이 바라는 왕중왕전이 아닌 판정단으로 활용하는 동창회 비슷한 구성을 보였다. 잠깐의 반가움을 안길 수 있고 재미는 있을 수 있겠지만 프로그램이 처한 위기와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구성이었다는 점에서 상당히 아쉬움이 남는다.
‘복면가왕’은 지난 해 설날 특집프로그램으로 안방극장에 비상 착륙한 후 호평 속에 정규 편성의 기회를 얻었다. 짜릿한 반전, 추리하는 즐거움, 노래가 안기는 깊은 감동, 판정단의 재밌는 말씨름이 인기 요인이 됐고 동시간대 1위를 달리고 있다. 여전히 시청률과 화제성에서 인기 프로그램인 것은 맞지만 방송 1년을 훌쩍 넘기면서 앞으로의 먹을거리를 고민하지 않을 수가 없다.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구성, 큰 반전을 만들어야하기에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섭외 등이 아직까지는 잘나가는 ‘복면가왕’이 계속 고민할 문제일 터다. 당장의 눈요깃거리를 위해 프로그램을 갉아먹을 수 있는 위태로운 동창회를 열었던 ‘복면가왕’. 제작진으로서는 이유가 있었을, 그리고 혹시 어쩔 수 없었을 이 구성이 프로그램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궁금하고 우려된다. / jmpyo@osen.co.kr
[사진] '복면가왕'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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