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강 경쟁이 끝나기 전, 롯데 자이언츠에 지원군이 당도할 수 있을까. 9월까지 5강 경쟁이 계속되야만 롯데의 지원군도 의미가 배가될 수 있다.
롯데는 올해 시즌 초반부터 유독 부상 선수들 때문에 신음했다. 그 시작이 내야수 오승택이었다. 오승택은 지난 4월8일 사직 삼성전에서 자신의 친 파울 타구에 왼쪽 정강이를 맞았다. 결과는 정강이 분쇄골절. 전반기는 물론 시즌 아웃까지 염두해야 할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오승택은 올해 롯데 내야진의 '키'였다. 지난해 잠재력을 보여준 타격 능력에 스프링캠프에서 혹독한 수비 훈련을 받으면서 공수를 겸비한 유격수로 성장을 기대했다. 그러나 부상으로 계획은 어그러졌다. 일단 문규현이 커리어 하이의 성적을 남기면서 오승택 플랜은 잠시 보류됐다.

일단 오승택은 현재 퓨처스리그에서 재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지명타자와 3루수와 1루수 등 수비 부담이 없는 코너 내야수로 경기를 뛰었고, 이제는 유격수로도 이따금씩 출전하면서 실전 감각을 익히고 있다.
조원우 감독은 "부상 부위가 다리라서 스텝이 원활하지는 않다"면서 "본인은 괜찮다는데 아직까지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면서 복귀 계획에 대해선 보류했다.
하지만 오승택의 방망이는 여전히 살아있다.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3할6푼8리(19타수 7안타) 5타점을 기록 중이다. 만약 오승택이 복귀했을 경우 내야진보다는 우타 대타 요원으로 그 활약상을 기대할 수 있다.
오승택은 아직 불확실한 예비 전력이라면, 오는 9월에 경찰청에서 돌아오는 외야수 전준우는 확실한 카드다. 1군에서 보여준 커리어는 그 어떤 예비 전력보다 뚜렷하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연속 세자릿수 안타를 기록했고, 장타와 주루를 모두 갖춘 호타준족의 외야수다. 타순을 가리지 않고 어느 곳에서든지 제 몫을 해낼 수 있는 자원임은 분명하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75경기 타율 3할6푼4리(242타수 88안타) 12홈런 82타점 OPS 1.065로 활약 중이다. 기대는 분명하다.
여기에 전준우와 경찰청 입대 동기인 내야수 신본기, 포수 김사훈도 돌아온다. 특히 신본기의 경우 안정된 수비 능력을 바탕으로 롯데 내야진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다. 퓨처스에서는 타율 3할4푼8리(290타수 101안타) 2홈런 47타점 87득점으로 타격적인 면에서도 진일보했다. 특히 60개의 볼넷을 얻어내는 동안 41개의 삼진만 당하며 선구안적인 면에서 진일보한 면을 보였다. 군 입대 전 신본기는 1군 통산 38개의 볼넷을 얻어내는 반면 97개의 삼진을 당했다. 포수 김사훈의 경우 안중열, 김준태가 버티는 백업 포수진이 있기에 곧장 등록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경찰청 제대일은 오는 9월 3일이다.
불완전한 오승택의 1군 복귀, 그리고 전준우와 신본기의 '예비군 화력'을 갖추기에 전제는 당연히 9월까지 5강의 사정권 내에서 경쟁력 있는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 전력에 플러스 자원이지만 5강 다툼을 펼치지 않는다면 1군에 등록시켜도 의미는 사라진다. 순위 싸움에서 뒤쳐질 경우 오승택에게는 확실한 재활을, 그리고 전준우와 신본기의 경우도 엔트리 등록 없이 내년을 도모하는 것이 훨씬 낫다.
현재 롯데는 3연패에 빠져 있다. LG의 7연승 대약진과 KIA와 한화의 선전 사이에서 홀로 맥을 못추고 있다. 5위로 시작했던 후반기였지만 지금은 7위까지 떨어졌다. 흐름이 좋지 않다.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하지만 일단 9월이 되기 전까지 롯데는 어떻게든 5강의 사정권 내에서 계속 싸우고 버텨야 한다. 그래야만 지원군이 당도했을 때 의미가 있다. /jhrae@osen.co.kr
[사진] 오승택(왼쪽부터)-전준우-신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