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후반기 가파른 상승세...5위 SK와 0.5경기 차이
외야진과 불펜진 중심으로 신구조화...현재와 미래 함께 응시
성적과 리빌딩,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인가.

LG 트윈스가 7연승을 질주, 한 여름 무더위를 신바람으로 날려버리는 중이다. LG는 지난 3일 잠실 두산전부터 10일 문학 SK전까지 7경기를 모두 가져갔다. 최근 13경기 성적 11승 2패, 후반기 성적 13승 7패로 올스타브레이크 이후 가장 무서운 팀이 됐다. 어느덧 5위 SK와 0.5 경기 차이, 5위권 진입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성적에서 드러나듯, 최근 LG는 그야말로 ‘되는 팀’이다. 먼저 페넌트레이스 최고무기인 선발진이 단단하다. 소사·우규민·허프·류제국·임찬규로 구성된 선발진이 후반기들어 꾸준히 승리의 징검다리를 놓는다. 지난 10일 SK전에선 임찬규가 주춤했으나, 전반기 5선발로 나섰던 이준형이 바통을 이어받아 호투를 펼쳤다. 후반기 선발진 평균자책점 3.98로 이 부문 리그 2위. 3.79를 기록 중인 1위 넥센과 함께 유이한 3점대 팀이다. 3위 두산이 5.27, 리그 평균이 5.44임을 감안하면, LG 선발야구의 위력을 체감할 수 있다.
더 놀라운 것은 타격 지표다. 마운드의 팀이었던 LG가 후반기 들어 방망이도 매서워졌다. 후반기 팀 타율 3할1푼7리로 2위, 경기당 평균 6.60득점으로 4위에 자리 중이다. 전반기에는 팀 타율 2할8푼4리로 8위. 경기당 평균 5.31득점으로 8위였다. 후반기 들어 전반기보다 1점을 더 뽑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수치는 선수 한 두 명으로 이뤄질 수 없다. 선발투수 5명이 낮은 평균자책점을 만들었듯, 팀 타율과 경기당 평균 득점도 여려 명의 타자들이 합작했다. 특히 20대 젊은 야수들이 단체로 신바람을 내면서 지뢰밭 타선이 만들어졌다. 전반기에는 채은성이 홀로 희망을 쏘았지만, 후반기 들어 이형종 유강남 이천웅 양석환이 동시폭발 중이다. 오지환 또한 전반기 최악의 슬럼프에서 완벽히 탈출하며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 기세다. 30대 초반 김용의도 2013시즌의 활약을 훌쩍 넘어섰다. 김용의는 후반기부터 1번 타자로 낙점, 타율 4할5리 출루율 4할5푼3리를 기록 중이다.
아직은 미완이지만, 불펜진도 20대 젊은 피로 채워지고 있다. 마무리투수 임정우와 셋업맨 김지용이 경기 후반을 책임지는 가운데, 최동환도 시즌이 거듭될수록 강한 인상을 남긴다. 이준형이 롱맨 역할에도 충실하면서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른 불펜진이 형성됐다. 윤지웅을 제외하면, 불펜 필승조 전체가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2015시즌 주요 포지션 분포(최다 출전 기준)
야수진: 유강남(포수)-정성훈(1루수)-박지규(2루수)-히메네스(3루수)-오지환(유격수)-박용택(좌익수)-안익훈(중견수)-이진영(우익수)-서상우(지명타자)
선발진: 소사·루카스·우규민·류제국·임정우
불펜진: 봉중근·이동현·윤지웅·신승현·정찬헌
▲ 2016시즌 후반기 주요 포지션 분포(최다 출전 기준)
야수진: 유강남(포수)-정성훈(1루수)-손주인(2루수)-히메네스(3루수)-오지환(유격수)-이천웅(좌익수)-김용의(중견수)-임훈(우익수)-박용택(지명타자)
선발진: 소사·우규민·허프·류제국·임찬규
불펜진: 임정우·김지용·윤지웅·진해수·이승현
이처럼 LG는 외야진과 불펜진을 중심으로 신구조화가 이뤄지는 중이다. 허리 통증으로 이탈한 채은성이 돌아오면, 평균연령 20대 외야진이 구축된다. 많은 이들이 LG 리빌딩 성공여부를 두고 반신반의했으나, 후반기 들어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팀 승리가 공존하고 있다.
7연승을 이룬 SK전 9회만 봐도 그렇다. 9회초 유강남의 동점 솔로포가 터졌고, 이후 김용의의 센스와 스피드로 만든 2루타, 박용택의 결승타와 정성훈의 쐐기타가 차례대로 나왔다. 9회말에는 임정우가 삼자범퇴로 세이브에 성공, 절묘한 신구조화를 통해 대역전극이 완성됐다.
양상문 감독은 시즌 내내 폭 넓게 라인업을 구상하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선수들의 체력안배에 신경 쓰면서 후반기 순위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을 계획했다. 6월부터 7월 중순까지 대역전패가 반복되며 깊은 수렁에 빠졌으나, 후반기 반등에 성공하며 포스트시즌을 응시 중이다. 이대로라면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는 2016시즌이 될지도 모른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