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기를 겪고 팀의 주전 외야수로 거듭난 김현수(28·볼티모어)가 메이저리그(MLB) 무대에 점점 적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공·수 모두에서 조금씩 안정감을 찾을 것이라는 게 통계적 시각이다.
미 통계전문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은 11일(이하 한국시간) 김현수의 올 시즌 전반을 돌아보면서 향후 행보를 예측하는 특집 기사를 다뤘다. ‘팬그래프닷컴’은 김현수가 스프링캠프 때 부진했던 사실, 때문에 마이너리그행 놓고 논란이 일었던 사실을 컬럼 전반부에 다루면서 김현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심리적·기술적으로 점차 적응하고 있다는 희망 섞인 논조를 이어갔다.
‘팬그래프닷컴’은 김현수가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공격적인 측면에서는 MLB의 스트라이크존과 투수들의 성향에 적응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팬그래프닷컴’은 “MLB의 스트라이크존은 (KBO 리그와는) 다르다. 다만 김현수는 미국에서 그런 점을 특별히 느끼지는 못한다고 말했다”고 분석했다.

김현수는 ‘팬그래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아마도 모두 덩치가 크기 때문”이라고 농담을 하면서 “한국 선수들은 여기 선수들보다는 조금 작다. 때문에 스트라이크존은 전반적으로 낮게 형성된다”라고 느낀 차이점을 이야기했다. 대신 좌타자 바깥쪽에 좀 더 콜이 많이 나고, 대신 몸쪽 공에 대해서는 스트라이크 콜이 좀 더 적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김현수는 몸쪽 공에 대해서는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팬그래프닷컴’은 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4월 10일부터 6월 12일까지, 그리고 그 이후를 비교했을 때 김현수는 몸쪽 공에 대한 스윙 비율이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대신 가운데 높은 코스에 대해서는 스윙 비율이 늘었다. ‘팬그래프닷컴’은 이를 김현수가 MLB의 스트라이크존에 점점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뽑았다.
김현수는 한국에 비해 미국에서는 빠른 공 승부가 많으며, 훨씬 더 강력하고 움직임이 심한 패스트볼이 들어온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여기에 투수들이 적극적으로 승부를 하다보니 스윙을 해야할지, 그렇지 않아야 할지에 대한 결정이 더 어렵다고 털어놨다. 이에 ‘팬그래프닷컴’은 김현수가 시즌 초반 좀 더 스윙 비율이 높았다고 말하면서 공격적인 성향의 투수들을 역이용, 가장 좋은 공을 치기 위한 노력을 했다고 봤다.
실제 첫 10경기 당시 김현수의 스윙 비율은 45% 정도였지만, 50경기 이후로는 40% 정도까지 줄어들었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에 형성된 공에 배트가 나갈 확률도 초반에는 30% 정도였지만 50경기가 넘어간 시점부터는 30% 아래로 떨어졌다. 이제 자신의 존을 어느 정도 찾고 그에 맞춰 노림수를 가져가고 있다는 측면으로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수비도 긍정적으로 봤다. 냉정하게 김현수의 외야 수비는 MLB에서 평균 이상의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한 수준은 아니다. 김현수는 “타구가 더 강하게 날아온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팬그래프닷컴’은 “김현수가 첫 발을 빨리 떼기 위한 훈련을 하고 있다. 아마도 수비는 좋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화적인 적응도 이뤄지고 있다. 김현수는 “홈경기는 대등소이하다. 하지만 원정을 떠났을 때는 다르다. 한국에서는 모두가 같이 움직이고, 집단 생활을 한다. 모든 팀이 같이 식사를 하고 같이 움직인다. 하지만 이곳은 좀 더 개인적인 부분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문화적 적응은 심리적인 부분과 연관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김현수가 그라운드와 그라운드 밖에서 서서히 적응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