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추락' 두산, 불펜 기둥투수가 없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8.11 05: 55

 불펜이 무너진 두산 베어스가 다시 한 번 2위로 떨어졌다.
두산은 지난 10일 잠실 KIA전에서 4-12로 대패했다. 선발 안규영이 2⅓이닝밖에 버티지 못하고 5실점한 것은 물론 뒤에 나온 불펜투수들도 확실히 KIA 타선을 막아내지는 못했다. 추격조 위치에서 추격의 동력을 제공하지 못해 격차가 더 벌어졌다.
그러면서 두산은 NC에 밀려 2위가 됐다. 여전히 승차에서는 0.5경기 앞서 있지만 승률(.618)이 NC(.624)보다 낮다. 화요일 18연승 기록은 이어갔지만 후반기 들어 아직 위닝 시리즈가 없다. KIA를 상대로 거둔 1승 1패가 단일 시리즈에서 낸 제일 좋은 성적이다.

10일 경기에서는 허준혁 이후 나온 불펜투수들이 무너지면서 경기를 완전히 내줬다. 허준혁은 3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해줬지만 고봉재가 1이닝 3피안타 1탈삼진 3실점, 이현호가 2⅓이닝 7피안타 1볼넷 4실점으로 공략당했다. 충실히 추격조가 되어야 할 투수들이 상대 타선을 막아내지 못하며 두산은 흐름을 빼앗겼다.
크게 앞선 경기에서의 투수 기용 방식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대승을 거뒀던 지난 9일 잠실 KIA전에서는 8-1로 앞선 7회초에 윤명준이 나왔다. 윤명준은 불펜에서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은 선수다. 정재훈이 빠진 불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라 볼 수 있는 그를 꼭 7점차 상황에 써야만 했는지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정재훈이 부상을 당한 이후 두산 불펜은 이현승을 제외하면 보직 구분이 거의 없어졌다. 추격조와 필승조의 경계가 희미해졌다. 선발이 물러나면 그 뒤로는 앞설 때나 뒤질 때나 비슷한 투수들이 나오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믿음직한 피칭을 하지 못하면서 앞선 경기에서 선발을 쉽게 교체할 수 없는 고민이 생겼고, 앞서지 못한 경기에서는 따라갈 수 있는 힘을 받지 못할 때가 많았다. 이미 함덕주가 합류해 있어 당분간은 특별히 새로운 불펜 보강 요소도 없다.
지금으로서는 선발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9이닝 중 불펜이 떠안는 이닝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현재 두산이 가진 불펜의 약점을 숨기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확실한 필승조도, 추격조도 없는 상황에서는 선발투수의 호투와 타선의 폭발 외엔 기댈 곳이 없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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