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강타자 중 하나였던 프린스 필더(32)가 유니폼을 벗는다. 생명의 위협 앞에서 야구를 계속 할 수는 없었다.
필더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은퇴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날 목에 보호대를 찬 상태로 존 다니엘스 텍사스 단장,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와 함께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필더는 감정을 쉽게 억누르지 못하면서 은퇴를 선언했다. 눈물이 보였고, 목소리는 자주 떨려 간신히 자신의 말을 이어나갔다.
필더는 2014년, 그리고 최근 목 부상을 당하며 두 차례 수술을 받았다. 당초 내년에는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선수 생활을 계속할 경우 생명에 치명적인 위협이 가해질 수 있다는 주치의의 권고에 따라 결국 야구를 그만둔다고 밝혔다. 정해진 원고 없이 자신의 심정을 밝힌 필더는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나는 더 이상 MLB에서는 뛸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세실 필더의 아들로 아마추어 시절부터 유명세를 탔던 필더는 2002년 밀워키의 1라운드 지명(전체 7순위)를 받고 화려하게 입단했다. 2005년 MLB에 데뷔한 이래 승승장구했다. 데뷔 3년차였던 2007년에는 50홈런을 기록했고, 2009년에는 46홈런·141타점을 기록하며 MLB 정상급 강타자로서의 면모를 굳건히 했다.
무엇보다 네 차례(2009·2011·2012·2013)나 전 경기 출전을 하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철인으로도 널리 알려졌다. 필더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단 13경기에만 결장했다. 또한 항상 미소와 유쾌한 행동으로 팬들은 물론 동료들에게도 매우 인기가 좋은 '사람'이었다. 필더는 총 6차례 올스타전에 출전했으며 2011년에는 올스타전 MVP에 올랐다.
이런 필더는 2012년 디트로이트와 9년간 총액 2억14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맺었으며, 2014년 시즌을 앞두고는 이안 킨슬러와 트레이드 돼 텍사스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첫해 목 부상을 당하며 42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선수 생활의 먹구름이 끼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해 158경기에서 타율 3할5리, 23홈런, 98타점을 기록하며 올해의 재기상을 수상했으나 올해 89경기에서 타율 2할1푼2리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고 결국 목 부상이 재발하며 시즌 아웃됐다. 필더는 지난 7월 30일 두 번째 목 수술을 받았으며 그리고 올해가 자신의 마지막 MLB 경력으로 기록됐다.
필더는 MLB 통산 1611경기에서 타율 2할8푼3리, 출루율 3할8푼2리, 장타율 0.506, 319홈런, 1028타점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아버지와 같은 통산 홈런(319홈런)을 남기며 은퇴하게 됐다. 부자간 홈런 개수가 동일한 경우는 있었지만 모두 한 자릿수 홈런으로 필더 부자와는 스케일이 다르다.
필더는 2020년까지 연간 2400만 달러의 연봉이 남아있으며, 부상으로 인한 은퇴라 이를 모두 받을 수 있다. 2400만 달러 중 600만 달러는 전 소속팀인 디트로이트의 연봉 보조 조건에 따라 지급되고, 보험을 통해 900만 달러, 그리고 텍사스가 900만 달러를 지급하는 형식이 될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