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은 지고는 못 살 만큼 승부 근성이 강하다.
외모에서 알 수 있듯 평소에는 선한 이미지가 강하지만 승부가 시작되면 눈빛부터 달라진다. 주변 사람들도 "정말 대단하다"고 혀를 내두른다. 지는 건 죽기보다 싫을 만큼 승부 근성이 강한 이승엽은 말한다. "스스로 만족하는 순간 또다른 누군가가 자신을 넘을 수 있기 때문에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삼성은 5년 연속 정규 시즌 1위에 등극하는 등 21세기 최강팀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올 시즌 잇딴 악재 속에 9위까지 추락했다. 그야말로 극과 극이다. 올 시즌 한화만 만나면 고개를 떨궜던 삼성은 1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원정 경기에서 16-7로 이겼다. 이승엽은 2회 우월 솔로 아치를 포함해 5타수 4안타 3타점 2득점의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5월 19일 포항 경기 이후 한화전 7연패 마감. 하지만 승리의 선봉장 역할을 맡았던 이승엽의 표정은 담담했다. 경기 후 SPOTV와의 방송 인터뷰에 나선 그는 "오랜만에 한화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게 돼 마음은 가볍지만 아직까지 상대 전적에서 너무나 뒤지고 있어 팬들께 죄송하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이승엽은 10일 현재 타율 2할9푼1리(378타수 110안타) 19홈런 81타점 60득점을 기록 중이다. 불혹의 나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매서운 타격감을 과시 중인 이승엽. 늘 그렇듯 만족이란 건 없다. "지금의 성적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예전 만큼 폭발력이 없다보니 답답할때도 많다. 하지만 세월의 힘이라 생각하고 성적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이승엽은 말한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삼성 선수단의 목표이자 팬들에 대한 의무"라고. 그만큼 올 시즌의 추락이 아쉬울 수 밖에. 이승엽은 "우리는 5년 연속 정규 시즌 1위에 등극했던 팀이다. 전혀 만족하지 못한다. 이 성적으로 시즌을 마친다면 팬들께 얼굴을 들고 보여드릴 낯이 없다.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팬들에게 만족감을 드릴 수 없겠지만 삼성에 희망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고 했다. 이승엽 역시 시즌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자신의 모든 걸 쏟아 붓겠다고 다짐했다. 프로 선수로서 갖춰야 할 품격이자 팬들에 대한 의무이기에.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