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승부처] 절박했던 新적벽대전, SK 집중력 웃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8.11 22: 11

인천·경기 지역을 연고로 하고 있는 SK와 kt는 11일 최근 추진을 시작한 더블U매치 첫 경기를 가졌다. 경기 전 양팀 선수들이 별도의 미디어데이를 진행, 연고지의 명예를 걸고 필승을 다짐했고 구단 차원에서의 내기도 이어지는 등 팬들의 이목을 끌만한 여러 이벤트가 준비됐다.
구단도 이기고 싶은 라이벌 매치의 시작이었지만 현장은 더 절박했다. 한 관계자는 “이날 경기의 별칭이 ‘新 적벽대전’인데, 진짜 치열할 것 같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두 팀의 최근 부진 때문이었다. 4위 자리를 지키던 SK는 최근 부진과 함께 5위로 내려 앉았고, 최하위 kt는 부상 악령 속에 6연패 수렁에 빠져 있었다. 두 팀 모두 연패 중이라 지는 팀은 이날 이벤트는 물론 팀 분위기 측면에서도 타격이 엄청날 수밖에 없었다.
이에 양팀 모두 필승을 다짐하며 이날 경기에 나섰다. 시작부터 타격전이 벌어졌고 경기 내내 방망이가 상대 마운드를 압박하는 양상이 펼쳐졌다. SK는 13안타 12볼넷, kt는 10안타 5볼넷을 기록했다. 두 팀 모두 두 자릿수 안타를 기록한 것이다. 그러나 점수는 SK가 10점, kt가 3점이었다. 득점권 상황에서의 집중력이 적벽대전의 서막을 갈랐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앤디 마르테와 김사연이 각각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kt로서는 답답한 경기였다. 상륙을 코앞에 두고 헛발질에 머물렀다. 2회 무사 1,2루 득점권에서는 땅볼 세 개가 나오며 1점도 내지 못했다. 3회에는 2사 1,2루에서 무득점, 4회에는 1사 만루에서 1점에 그쳤다. 5회 무사 1,2루에서는 그나마 유민상이 적시 2루타를 기록했으나 이후 이어진 기회에서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내는 데 그쳤다.
마지막 승부처는 6회였다. kt는 3-7로 점수차를 좁힌 상황에서 6회 선두 이대형과 김선민이 나란히 안타를 치고 나가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진영 유한준 박경수라는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수들이 진루타조차 치지 못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처럼 6회까지 kt는 총 13번의 득점권 타수에서 2안타에 그쳤다. 6회까지 10개의 안타를 쳤지만 장타도 5회 유민상의 2루타 하나에 머물렀다. 인천상륙으로 가는 길이 꽉 막혀 있었다.
이에 비해 SK는 홈런 없이도 수월하게 경기를 펼쳐 나갔다. 1회에는 안타 1개, 사사구 2개, 폭투로 가볍게 2점을 뽑았고 2회 박정권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탰다. 3-0으로 앞선 3회에는 7~9번 타자들이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귀중한 2점을 더 보탰다. SK로서는 경기 흐름을 장악했다는 점에서 이날 경기의 승부처였다.
4회에는 1사 후 김성현의 볼넷에 이어 정의윤 이재원 김강민이 연속 안타를 터뜨렸고 6회에는 정의윤의 솔로포 후 연속 볼넷과 희생번트, 그리고 김동엽의 적시타라는 괜찮은 그림까지 만들어내며 10점을 채웠다. 득점에 대한 홈런 의존도가 높은 팀이지만 이날은 10점 중 홈런으로 만들어진 점수가 정의윤의 6회 솔로포 1점밖에 없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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