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이 2000안타 달성 소감과 앞으로의 목표를 이야기했다.
박용택은 11일 잠실 NC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3회 결승타와 7회 우전안타로 개인 통산 2000안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박용택은 KBO리그 역사상 6번째로 2000안타 달성자가 됐다. LG는 박용택의 활약에 힘입어 4-2로 NC에 승리, 8연승을 질주했다. 다음은 경기 후 박용택과 일문일답.
-2000안타를 쳤다. 소감부터 듣고 싶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최근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 기분이 정말 좋다. 2000안타도 기분 좋고, 정말 드문 기록인 3일 연속 결승타를 친 것도 기분이 좋다. 8연승을 달성했기에 정말 기쁘다. 이기는 경기에서 2000안타를 기록하게 해준 선수단 전체에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그동안 정말 많은 분들이 나를 도와주셨다.”
-구체적으로 어느 분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나?
“2000안타를 치니까 과거 일들이 생각이 난다. 가장 먼저 생각이 나는 분은 김성근 감독님이시다. 2002년 신인 때 김성근 감독님을 만나면서 정신 차리고 야구하는 계기가 됐다. 프로선수가 되면 소위 말하는 겉멋이 들 수 있는데 그런 거 전혀 없이 프로가 얼마나 어려운 곳인지 느꼈다. 내 프로 인생에는 기대 가능성 실망 실패가 모두 있다. 2007년 김용달 타격코치님을 만나고 나서 절정에 달했다. 김용달 코치님과 많이 싸우고 의논하고 힘을 합치며 괜찮은 타자가 됐다고 생각한다. 2008년에는 규정타석도 못 채우고 처음으로 2군도 가봤다. 이 모든 게 어른이 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2009년 좋은 결과가 나왔다. 물론 아직 만족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도 아쉬운 것들이 정말 많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도 많다.”
-어떤 것을 해보고 싶나?
“그래도 타자라면 한 시즌 20홈런과 100타점은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으로 앞으로 내가 수비와 주루에선 무언가를 하기가 쉽지 않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타격은 얼마든지 더 연구하고 노력하면서 더 잘 할 수 있다고 본다.”
-이대로라면 양준혁의 최다안타 기록도 가능할 것 같다.
“내가 당연히 해내야만 하는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는 해야지 연봉 값은 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내후년 FA 기간까지 신기록을 달성하면, 내 계약도 괜찮은 계약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더 열심히 몸 관리하고 경기 준비도 철저히 할 것이다. 사고로 인한 부상만 안 당하면 된다. 부상 없이 꾸준히 잘 하는 모습 유지할 자신이 있다.”
-오늘 경기 전에는 아무래도 2000안타가 신경이 쓰였을 것 같다.
“절대 신경 쓰지 않으려 했다. 나도 모르게 2000안타가 떠오르면 어떻게든 지우려 했다. 오늘 첫 안타가 나오고 나서도 절대 생각하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첫 안타가 나온 후 다음 타석부터 관중 분들과 동료들이 축하하려는 모습을 보고 어느정도 느끼긴 했다.”
-2000안타를 기록한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누구였나?
“부모님과 가족이었다. 아버지 어머니 와이프 딸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언제나 그 어떤 일이 있어도 내 편인 사람들이다. 아마도 어머니는 2000안타를 친 순간 집에서 우셨을 것 같다. 와이프는 워낙 시크해서 별다른 반응은 안 했을 듯 하다.”
-팀도 최근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 특히 어느 때보다 젊은 선수들이 활약하는 게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도 올해는 그 어떤 때보다 젊은 선수들이 활약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젊은 선수들 모두 기본기도 잘 되어 있고 좋은 부분들이 참 많다. 우리 팀을 나가면 잘 되는 선수들이 많은데, 이제는 지금 있는 젊은 선수들이 잘 성장해서 다 함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그게 팬분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일일 것 같다.”
-결국에는 이 젊은 선수들과 함께 우승을 하는 게 가장 큰 목표가 될 것 같다.
“맞다. 이제 우승만 하면 여한이 없다. 가끔 주위에서 몇 살까지 야구할 거냐고 묻는다. 내 답은 ‘우승할 때까지’다.”
-마지막으로 남은 시즌 전망을 말해달라.
“물론 떨어지는 시기도 올 것이다. 하지만 매일 타격이 터져서 이기는 팀보다 투수진이 짜임새 있게 돌아가는 팀이 더 안정감 있고 꾸준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마운드가 잘 돌아가면, 갑자기 요동치는 경우도 없을 것이다. 올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 drjose7@osen.co.kr
[사진] 잠실 =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