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 데뷔 후 최고 타율-최다 홈런 시즌
KIA, 주전 공백에도 흔들리지 않는 선수층
KIA가 달라졌다. 환골탈태한 김주형(31)이 그 중심에 있다.

KIA는 13일 광주 한화전에서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상당수 이탈한 상황이었다. 브렛 필이 12일 어깨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13일에는 노수광이 전날 주루 플레이 중 왼쪽 새끼손가락이 부러져 1군 제외됐다. 이범호도 손가락이 안 좋아 이틀째 휴식을 가졌다.
그런데도 KIA는 장단 13안타를 터뜨리며 한화에 6-4로 역전승했다. 이범호 대신 선발 3루수로 출장한 김주형이 6회 동점 투런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필과 이범호가 빠진 중심타선에서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장타력으로 팀을 승리로 이끈 것이다.
이처럼 올해의 KIA는 부상 선수가 나와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팀이 됐다. 7월 중순 김주찬이 왼쪽 견갑골 미세 골절로 빠진 뒤 7일 복귀하기 전까지 13경기에서 9승4패로 고공비행한 것이 대표적인 예. 필과 노수광이 빠졌지만 아직까지 공백이 크게 느껴지지 않고 있다.
그 중심에 김주형이 있다. 주전 유격수로 시즌을 시작한 김주형은 이후 페이스가 떨어져 5월말부터 백업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1루와 3루에서 자리가 빌 때마다 선발로 들어가 자리를 메우고 있다. 규정타석에 49타석이 모자라지만 타율 3할5리 13홈런 모두 데뷔 최다 기록.

김주형은 "나뿐만 아니라 뒤에 나오는 선수들이 준비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부상 선수가 나와도 팀이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다. 감독님께서 여러 선수들을 돌려가며 쓰시는 만큼 선수들도 거기에 맞춰 자신의 역할을 인식한다. 각자 자기가 해야 할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내야에 김주형처럼 외야에선 노수광과 오준혁에 이어 윤정우가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KIA의 경우 멀티 포지션 선수들이 많아 다양하게 선수 활용이 가능하다. 필이 빠지자 김주찬이 1루에 들어간 것과 같이 김주형도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어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다. 그는 "완벽하지 않더라도 여러 포지션을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것이 좋은 것 같다. 경기 중에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지만 그에 맞춰 뒤에 선수들이 생각을 하며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필의 부상을 전후로 다시 출장 기회를 늘리고 있는 김주형은 "개인적으로 홈런을 더 많이 치겠다는 욕심은 없다. 찬스에 혼자 죽자는 생각이 크다"며 "지금은 어떻게든 안 아프고 버텨야 한다. 필이 빠졌고, 범호형도 손가락이 아프다. 수광이까지 부상을 당한 만큼 다치지 않고 버티겠다. 지금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끝까지 1군에 남아 잘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데뷔 후 최고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주형의 환골탈태, 확 달라진 KIA의 힘을 상징하는 존재로 떠올랐다. /waw@osen.co.kr
[사진] 광주=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