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가 기억에 남을 것 같다."
WGTOUR 원년 멤버 권수연(27)이 대상포진이라는 장벽을 넘어 첫 우승까지 해냈다.
권수연은 14일 대전 골프존 조이마루에서 '2016-17시즌 롯데렌터카 WGTOUR 2차 대회' 결선에서 보기 2개, 버디 4개로 2타를 줄여 최종합계 7언더파로 정상에 섰다.

대회 원년이던 지난 2012-13시즌부터 WGTOUR에서 뛰었던 권수연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마지막에 웃지 못했다.
이번 대회는 더 힘들었다. 후반 들어 1타를 잃은 후 마지막홀까지 파행진을 거듭했다. 그 사이 2위 최수비에게 밀려 2위로 내려앉기도 했다. 더구나 대회 전날 대상포진에 걸려 제대로 경기에 집중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감격스러웠다.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눈시울이 붉게 물든 권수연은 경기 후 "정말 기다렸던 우승이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더 값지다"면서 "송파 대회 때부터 계속 순위가 오르내렸는데 이렇게 우승을 하게 됐다"고 기뻐했다.
이어 권수연은 "대상포진 때문에 제대로 앉지 못해 힘들었다. 하지만 스윙에는 지장이 없어서 다행이었다"고 그간의 고생을 털어놓으면서도 "상승세를 탄 만큼 1승을 더 하고 싶다. 사실 해보는데까지 해보고 싶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권수연은 마지막 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쳐 위기를 맞은 것에 대해 "긴장하기보다는 오히려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했다. 들어가든 말든 짧게 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권수연은 "오늘 하루가 다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생각처럼 잘된 것 같다"면서 "우승 후 함께 응원해주는 동료들 때문에 더 기뻤다"고 강조했다.
또 권수연은 "결혼할 사람이 있다. 남자친구가 농담삼아 우승해야 결혼한다고 했는데 이제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확실한 건 아니지만 내년 정도 결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 골프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