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비 하나, 열정적인 플레이 하나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꾸는 경우가 있다. 14일 인천에는 김성현의 호수비가 SK를 깨우는 발단이 됐다.
SK는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5회 집중타를 쏟아부으며 판도를 휘어잡은 끝에 6-5로 역전승했다. 여러 선수가 이날 승리의 공신이었지만 5회 김성현의 호수비를 빼놓을 수 없었다. 타격에서는 3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결정적 수비 하나가 벼랑 끝에 몰린 SK를 구해냈다.
0-2로 뒤진 5회였다. SK는 1사 2,3루 위기에서 두 번째 투수 전유수가 강민호를 고의사구로 걸렀다. 그러나 후속타자 김문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점수차가 3점으로 벌어졌다. 여기서 롯데도 승부를 걸었다. 타격 부진으로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최준석을 김동한을 대신해 타석에 세운 것이다.
부진이라고는 하지만 전날 솔로포를 터뜨리는 등 여전히 장타에 대한 잠재력은 있는 최준석이었다. 그리고 최준석은 전유수를 상대로 회심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타구 속도는 빨랐다. 만약 이 타구가 빠진다면 최소 1명의 주자가 홈을 밟아 경기 분위기가 롯데로 완전히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를 김성현이 허락하지 않았다. 수비 위치를 2루 쪽으로 잡고 있었던 김성현은 재빨리 타구를 넘어지며 잡아냈다. 잡는 것까지는 무난했는데 넘어진 상태에서 송구하기가 까다로운 자세였다. 하지만 김성현이 재치 있게 2루로 공을 건네 1루 주자 김문호를 아웃시켰다. 공을 잡은 고메즈의 강한 어깨는 발이 느린 최준석을 1루에서 잡기에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대량실점의 위기에서 벗어난 SK는 5회 반격에서 5점을 뽑아 분위기를 바꿨다. 시발점은 역시 김성현이었다. 직전 상황에서 좋은 수비를 선보인 김성현은 5회 선두타자로 나와 호투하던 박세웅의 스플리터를 받아쳐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깔끔한 안타를 날렸다. SK는 이 안타를 시작으로 5회에만 4안타 1볼넷을 추가하며 5점을 뽑아 경기 흐름을 뒤집었고 롯데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며 6-5로 승리, 4연승의 휘파람과 함께 5할 승률에 복귀했다. /skullbo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