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차세대 거포 김동엽(26)이 서서히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약점이었던 변화구 공략에 완벽하게 성공하는 흐름을 이어가는 동시에 이를 장타로 접목시키는 힘을 발휘했다.
김동엽은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 7번 지명타자로 출전, 4타수 3안타 1타점의 맹활약을 선보였다. 3안타 중 2개가 장타였고 약점이었던 변화구를 받아쳤다. 김동엽의 안타는 득점으로 이어지며 SK의 6-5 승리에 결정적인 몫을 했다.
7월 한 달 동안 괜찮은 페이스를 뽐냈던 김동엽은 8회 들어 변화구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몸쪽으로 떨어지는 변화구에 고전했다. 하지만 주저앉아 있지 않았다. 김동엽은 “변화구에 대처할 수 있도록 궤적을 수정하고 있다. 변화구를 적극적으로 노리겠다”라고 다짐했다. 그 효과는 금세 나타나고 있다. 어쩌면 천재성일지도 모른다.

최근 빠른 공보다는 변화구를 받아쳐 더 많은 안타를 때리고 있었던 김동엽이었다. 상대가 김동엽의 약점을 파고들기 위해 던지는 변화구를 오히려 역습하고 있었던 셈이다. 최근 3경기에서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7안타를 친 김동엽은 이날도 3개의 안타를 때리며 최근 4경기 10안타를 기록했다.
이날도 변화구 공략이 빛났다. 첫 타석에서 3루 땅볼로 물러난 김동엽은 0-3으로 뒤진 5회 무사 1루에서 이날 위력을 발휘한 박세웅의 포크볼을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때렸다. 노림수가 확실했다. 6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홍성민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이번에는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쳤다. 이는 김강민의 적시타 때 득점으로 이어졌다.
9회 마지막 공격에서는 수준급 셋업맨인 윤길현의 빠른 공을 공략해 우전안타를 만드는 등 올 시즌 두 번째 3안타 경기를 했다. 김동엽의 최근 변화구 공략은 일단 맞히는 데 중점을 두는 모습이었다. 단타 비중이 높았던 이유였다. 그러나 최근 2~3일은 홈런 포함 장타가 나오고 있다. 김동엽의 재능이 점차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김동엽은 경기 후 "팀이 4연승을 거둬 매우 기분이 좋다. 최근 만나는 팀들이 집중적으로 변화구 승부를 걸어오고 있는데 그것에 대비해서 노린 구종들을 타격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면서 "지금도 폼을 좀 더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계속 연습하고 있다. 앞으로도 팀에 기여할 수 있는 타자가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