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SNL코리아'가 시즌8로 돌아온다.
지상파도 감히 시도하지 못하는 생방송 콩트를 무려 8번째 시즌까지 이끌어왔다는 것은 분명 tvN과 'SNL코리아' 제작진이 일궈낸 주목할만한 성과다. 그 물리적 장벽으로 인해 비교선상에 올릴 유사 프로그램조차 없는 'SNL코리아'의 비교 대상은, 그러니깐 늘 이전 시즌들이 될 수 밖에 없다.
또 한 번의 변화를 감행하고 오는 9월 3일 첫방송을 앞두고 있는 'SNL코리아8'에 꼭 좀 바라는 4가지를 나열해봤다.
◇'19금'은 못 보나요
현재 15세 등급으로 방송중인 'SNL코리아'는 한때 19세 등급으로 수위를 상향 조정, 말그대로 '어른들의 콩트'를 완성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본방 시간대가 전진 편성되고, 재방송 가능시간대의 폭을 더 넓히기 위한 고민으로 '15세 이상 관람가'로 낮춰진 수위는 아슬아슬하게 심의의 선을 넘나들며 보는 이를 감질맛(?)나게 했다. 그러나 눈과 귀를 의심할 정도로, 아찔하고 과감했던 과거 'SNL코리아'에 대한 그리움이 짙어지는 건 아무래도 어쩔 수가 없다.
이번 시즌8 역시 앞서보다 30분이 더 전진 편성되며, 변함없이 15세 등급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SNL코리아8' 측은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들이 함께 공감하고 웃을 수 있도록 편성시간을 기존보다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이러다가 오후 6시까지 갈 기세.
◇'정치 풍자' 좀 하자!
'SNL코리아'가 지금의 인기를 얻게 된데는 앞서 신랄한 풍자와 패러디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는 미국의 'SNL'에서 가져온 프로그램의 뚜렷한 정체성이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여의도 텔레토비' 코너 같은 따끔한 정치풍자는 사라지고, 연예계 이슈 등 민감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안전한 풍자'나, 자숙 연예인의 복귀 채널로만 대체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시즌 초반 이뤄졌던 장진 감독표 '위켄드 업데이트'의 신랄한 일침도 그립긴 마찬가지다.
물론 tvN이 이번 'SNL코리아8' 속 정치 풍자를 부활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은 상당하다. 이는 CJ E&M의 모기업인 CJ그룹의 이재현 회장이 앞서 '8.15 광복절 특별 사면 대상자'에 포함됐다는 사실이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짙다. 당연히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소극적으로만 변해야만 했던 'SNL코리아'의 정치 풍자가, 이제는 조금 더 날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크루의 재발견…꼭 필요합니다
'SNL코리아'는 이전에 없던 재능있는 크루들을 발굴해서 이들의 인지도를 높이고, 심지어 이들을 드라마 주조연급 배우로 성장시킨 선례가 꽤 있다. 김슬기를 비롯해 고경표, 김민교, 그리고 '양꼬치앤칭타오' 정상훈, '천의얼굴' 정성호, '호박고구마' 권혁수, '극한직업 작가' 유병재 등이 대표 크루들. 다만 최근에는 'SNL코리아'와 tvN의 위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이미 인지도가 탄탄한 크루들이 유입되면서, 이같은 분위기가 사그라진 듯해 아쉽다.
이번 시즌 역시 지난 시즌 호스트로 출연했던 탁재훈과 '음악의신' 시즌1~2에서 화제가 됐던 걸그룹 C.I.V.A의 센터 이수민 등이 새 크루로 합류했다. 물론 이와 함께 18일 'SNL코리아' 크루 공개 오디션을 통해 배우 김소혜, 이명훈, 장도윤 등이 뉴페이스 크루로 합류한 만큼, 이들의 활약을 한 번 기대해봐도 좋을 듯 싶다. 크루는 중요하다. 고정 크루진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줘야만, 매회 변하는 호스트에도 이슈나 시청률 폭을 줄일 수가 있다.
◇'히트 코너' 절실해
'히트 크루' 만큼이나 절실한게, 바로 이 '히트 코너'다. 'SNL코리아'는 그동안 '여의도 텔레토비'를 비롯해 'GTA', '이엉돈의 먹거리 X파일', '패러디 뮤직비디오', 그리고 최근 시즌에서 선보였던 '3분 시리즈', '더빙극장' 등의 코너들이 각각 히트를 치며 본방송 뿐만 아니라 SNS상 인기 클립으로 이슈가 됐던 게 'SNL코리아'가 롱런하는데 주효한 역할을 했다.
때문에 이번 8번째 시즌으로 또 한 번 변화를 시도하는 'SNL코리아'가 이번에는 어떤 히트 코너를 선보여 시청자를 만조시킬지가 이번 성공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입을 모아 '히트다 히트'를 외칠 만한 코너가 등장하길 기대해본다. / gato@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