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성(26, 신협상무)의 기량발전이 놀라울 정도다.
신협상무는 2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된 KCC 프로아마 최강전 2016 1라운드에서 지난 시즌 챔프전 준우승팀 전주 KCC를 71-51로 물리쳤다. 신협상무는 KGC인삼공사 대 중앙대전의 승자와 2라운드서 만난다.
돋보인 선수는 이대성이었다. 그는 어느 때보다 경쾌한 몸놀림을 보였다. 2쿼터 속공에 나선 이대성은 가볍게 덩크슛을 꽂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탄력자체도 좋았지만, 사연이 있는 플레이였기 때문.

이대성은 2014년 2월 16일 안양 KGC인삼공사와 경기 도중 덩크슛 후 착지하며 발목부상을 당했다. 노마크 상황에서 뭔가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유재학 감독은 이대성을 강하게 나무랐다. 부상을 당해 팀에 피해를 줄 수 있는 플레이였기 때문.
오랜 재활을 거친 이대성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에 기여했지만 후유증이 컸다. 결국 이대성은 덩크슛 후유증으로 시즌을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하고 상무에 입대했다. 이대성에게 덩크슛은 일종의 트라우마로 남게 됐다. KCC전 활약은 이대성에게 심리적으로 큰 자신감을 안겼다.
이대성은 “연습 때도 그렇게 (덩크)해본 적이 없다. 내 생각이상으로 됐다. 나도 놀랐다. 몸 풀 때 평소보다 좋았다. ‘중요한 순간에 기회가 되면 해야 겠다’고 생각했지만 의도는 아니다. 덩크슛 트라우마를 떨쳤다. 사람들이 내가 덩크슛을 못하는 줄 안다.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서 만족스럽다”며 웃었다.
상무는 일년내내 D리그, 최강전, 농구대잔치 등 참가하는 대회수가 극히 제한적이다. 팀 농구를 연습할 기회는 적다. 다만 재활을 하거나 개인운동을 하기에는 최적의 조건이다. 게으른 선수들의 경우 상무에서 시간만 떼우다 기량이 정체되는 경우가 다수 있다.

반면 상무에서 이대성은 스킬트레이닝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야간까지 체육관에 불을 켜놓고 열심히 훈련을 한다. 그는 스테판 커리의 개인훈련영상을 그대로 따라하는가 하면, 식단까지 르브론 제임스와 똑같이 맞춘다고 한다. 처음에 동료들도 ‘NBA선수와 우리는 체질이 다른데 저걸 따라한다고 되겠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고. 하지만 이대성의 몸과 기량이 날로 좋아지는 것을 본 동료들도 인식이 바뀌었다고 한다.
이대성은 “군대에 있으니까 체계적으로 운동하고 있다. 가기 전에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렸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나아져야겠다는 생각이다. 몸도 좋아졌다”며 밝게 웃었다.
유재학 감독도 전역하고 돌아올 이대성에게 기대가 크다. 당장 이대성이 시즌 막판에 돌아오면 2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양동근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유 감독은 이대성이 일대일로 득점을 해내는 능력은 부쩍 좋아졌다고 인정했지만, 동료들을 살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대성은 “포인트가드로서 욕심이 있다. 팀에서 (양)동근이 형에게 배워서 뛰고 싶다. 모비스와 연습경기 때 감독님이 내 플레이에 대해 지적을 많이 하셨다. 동료들을 아우르라고 하셨다. 경기 중에 흥분도 하는데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