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요?" 박세혁 자신도 놀란 연타석 효도포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8.25 06: 16

 “진짜요? 몰랐어요”
지난 24일 잠실 LG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친 박세혁(26, 두산 베어스)과의 인터뷰에서 그의 아버지인 박철우 타격코치가 통산 59홈런을 치는 동안 연타석 홈런은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 물었을 때 박세혁의 대답이었다. 그는 이날 홈런 2개와 희생플라이를 포함해 2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팀의 18-6 승리에 기여했다.
놀랍다는 표정과 함께 순간적으로 활짝 웃는 그는 “아버지를 이기는 게 하나 나왔네요”라며 밝게 웃었다. 알게 모르게 ‘박철우의 아들’이라는 압박감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연타석 홈런은 그 자체로도 좋지만 이렇게 누군가의 아들이라는 타이틀 없이 순수하게 박세혁이라는 이름 자체를 알릴 수 있는 신선한 사건이기도 했다.

그토록 기뻐하던 박세혁에게 집에 가서 자랑하려고 그러는 거냐고 묻자 그는 “어머니가 집에서 뒷바라지를 많이 해주셨는데 그동안 나는 멀티히트 경기도 많지 않았다. 오늘은 어머니가 많이 좋아하실 것 같아서 그게 기분 좋다”라고 차분히 말했다. 자신을 비롯한 가족 모두에게 큰 선물이 될 연타석 홈런이었다.
가족 이야기를 잠시 하던 그는 “(김)재환이 형이 잘 챙겨주고 좋은 얘기도 많이 해주시는데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선배인 김재환이 원정 룸메이트인 자신에게 항상 조언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는 게 박세혁의 설명이다.
연타석 홈런 이전까지 그의 시즌 타율은 1할7푼2리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타격에서 부진했던 것에 대해 그는 “항상 전투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는데, 최근 영상을 보니 계속 (폼이) 작아지는 게 보였다. 감독님과 장원진 코치님이 자신 있게 치라고 말씀해주셨다”고 말했다.
왜 김태형 감독과 장 코치 이야기만 하느냐고 다시 묻자 그는 “아버지도 초구나 2구에 자신 있게 스윙하라고 해주셨다. 그 전에는 (영상을 보니) 항상 스트라이크 1~2개를 먹고 들어가는 것 같았다”라고 말을 이었다. 연타석 홈런 중 6회말 솔로홈런은 초구를 쳐서 나왔고, 8회말 투런홈런은 볼카운트 1S에서 2구째를 공략한 것이 담장을 넘어갔다. 박 코치의 조언은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멀티홈런은 그가 좀 더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 팀의 백업포수인 그는 앞으로도 이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생각이다. 남은 시즌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냐는 질문에 박세혁은 “우선 팀의 정규시즌 1위가 목표다. 그래야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팀이 최대한 많이 이기도록 돕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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