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아마 최강전의 의미가 퇴색됐다.
24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6 KCC 프로-아마 최강전은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KGC와 중앙대 경기는 치열했지만 96-80, KGC의 승리로 마무리 됐다.
1쿼터서 KGC가 강력한 압박을 통해 선배의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중앙대는 2쿼터부터 대학의 패기를 선보였다. 3쿼터까지만 하더라도 박빙의 승부였다.

그런데 4쿼터서 중앙대는 갑자기 무너졌다. 전반서 큰 활약을 선보인 박지훈이 나서지 않았다. 특별한 부상을 당한 것도 아니었다. 박지훈은 20분을 뛰며 16점을 기록했다. 선배들을 괴롭혔다. 또 정인덕, 강병현 등도 적극적은 움직임을 선보였다.
중앙대 양형석 감독은 경기 후 다양하게 출전 선수를 꾸린 것은 흔히 찾아오지 않는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기가 좋은 경험이 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비록 외국인 선수가 참가하지 않지만 프로-아마 최강전은 정식 대회다. 정규리그까지의 책임감을 맡길 수 없고, KBL과 대학농구연맹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또 매 경기 중계방송도 된다. 비교적으로 높은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는 농구의 특별 이벤트인데 더운 날씨에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답답함이 컸다.
이미 프로-아마 최강전서는 대학 선수들의 반란이 일어난 기억이 있다. 고려대가 젊은 패기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고 프로팀들을 꺾고 좋은 결과를 만들기도 했다.
따라서 이날 중앙대는 KGC를 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KGC는 주전들이 대거 빠진 가운데 경기에 임했다. 정상적인 전력이 아니었기 때문에 분명 중앙대에게는 기회였다.
하지만 오히려 주전들을 빼고 임한 것은 중앙대였다. 경기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면 새로운 바람도 불어 넣을 수 있었다. 그러나 양형석 감독의 생각은 경기장에 모인 대부분의 사람들과 달랐다.
물론 이는 비단 중앙대만의 잘못은 아니다. 경기를 지켜본 한 농구인은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굳이 프로-아마 최강전을 할 이유가 없다. 그저 편하게 연습경기만 하면 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특히 지난 23일 열린 서울 SK와 부산 kt전을 통해 생겨난 농구의 관심이 바로 식게 됐다. SK와 kt는 치열하게 경기에 임했다. 3차연장까지 가는 접전을 선보였다.
또 프로 선수의 꿈을 접을 뻔 한 SK 김민섭은 47점을 뽑아냈다. SK 빅맨이 부족한 가운데 김민섭은 자신 보다 큰 상대들과 대결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변기훈이 부상으로 빠진 SK는 정상적인 전력이 아니었고 김선형이 국가대표로 차출되어 체력적인 부담이 컸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kt도 마찬가지. 김현민은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뛰며 40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채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프로-아마 최강전에 찬물을 끼얹었다. 농구의 인기는 남들이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선수의 목표이기도 하다. 분명 중앙대의 이해하기 힘든 전술은 농구 인기 부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 10bird@osen.co.kr
[사진]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