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턴 박정진이 권혁 자리에 들어가야 한다. 아껴야 하는 투수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26일 대전 NC전을 앞두고 좌완 투수 박정진(40)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권혁이 팔꿈치 염증으로 경미한 통증을 호소, 지난 24일 1군에서 이탈하며 불펜에 큰 공백이 생겼다. 김성근 감독은 권혁의 역할을 투수 최고참 박정진에게 기대했다.
김 감독은 "지금 박정진이란 투수는 권혁 대신 그 자리에 들어가야 한다. 이전처럼 앞에서 미리 쓰지 못한다. 아껴야 하는 투수"라며 승부처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박정진을 리드 시점에서 투입한 끝에 승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한화가 7-4로 리드한 6회초. 1사 1루에서 선발 윤규진이 김태군에게 3구째를 던져 헛스윙을 이끌어내며 1-2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다. 여기서 김성근 감독은 이상군 투수코치에게 교체 사인을 보냈다. 타자와 상대하는 도중에 이례적으로 투수 교체가 이뤄졌다.
하루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오른 박정진은 초구로 주무기 128km 슬라이더를 던졌고, 김태군의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이어 이종욱을 상대로는 142km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NC의 흐름을 차단했다.
7회에도 박정진은 김성욱을 우익수 뜬공, 나성범을 131km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에릭 테임즈를 133km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3점차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박정진의 140km대 초반 힘 있는 직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NC 타자들을 꼼짝 못하게 했다.
기세는 8회에도 이어졌다. 박석민을 1루 땅볼 처리한 뒤 모창민을 유격수 하주석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시켰지만, 지석훈과 강민국을 연속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이번에는 슬라이더가 아니라 각각 143km·141km 직구가 결정구였다. 박정진의 볼끝에 힘이 넘쳤고, NC 타자들도 헛스윙하기에 바빴다.
2⅔이닝 동안 안타·사사구 없이 6탈삼진 무실점 위력투. 실책만 아니었더라면 퍼펙트 투구였다. 박정진의 위력투에 힘입어 NC의 추격을 저지한 한화도 2연패를 끊고 분위기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waw@osen.co.kr
[사진]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