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형 외인' 카스티요, 이젠 한화 1선발 우뚝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8.29 05: 58

카스티요, 최근 4G 2승 ERA 3.47 호투  
투구패턴 변화로 성장, 실질적 에이스
한화가 지난달 중순 야심차게 영입한 에릭 서캠프는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되고 있다. 갈 길 바쁜 5강 싸움을 하는 한화의 팀 사정이 다급하지만 현역 빅리거 명성이 무색할 만큼 서캠프는 구위·제구·밸런스 모두 엉망이다. 반면 또 다른 외인 투수 파비오 카스티요(27)는 점점 성장하는 모습이다. '육성형 외인'에서 당당히 1선발로 우뚝 섰다. 

서캠프가 큰 기대를 받으며 영입됐지만 6월 중순에 먼저 한화 유니폼을 입은 카스티요는 그렇지 않았다. 최고 160km 강속구를 던지는 파이어볼러로 화제를 모았지만, 요즘 KBO리그에서 강속구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오히려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다는 점에서 기대치가 낮았다.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서캠프보다는 카스티요가 한화에 더 도움이 되고 있다. 서캠프가 7경기 3패 평균자책점 7.56에 그치고 있는 반면 카스티요는 12경기 5승2패 평균자책점 5.08로 로테이션을 소화 중이다. 특히 최근 4경기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하며 2승을 올렸고, 평균자책점도 3.47로 안정적이다. 
28일 문학 SK전도 성장한 카스티요의 달라진 힘을 볼 수 있는 경기였다. 이날 카스티요는 6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SK 타선을 봉쇄했다. 탈삼진 7개는 개인 최다 타이기록. 삼진을 뺏어낸 결정구는 직구(3개)보다 체인지업(3개) 슬라이더(1개) 등 변화구가 더 많았다. 직구 일변도 승부에서 벗어나 변화구 활용폭을 늘린 게 달라진 점이다. 
KBO리그 데뷔 첫 5경기에서 카스티요는 강속구에만 너무 의존했다. 첫 5경기 구종 비율을 보면 직구가 무려 74.5%로 절대적이었다. 처음 한두 번은 통할 수 있어도 분석이 들어오자 버틸 수 없었다. 그때부터 김성근 감독이 직접 카스티요를 불러 투구 패턴 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육성을 시작했다. 
그 이후 7경기에서 카스티요의 직구 비율은 49.3%로 절반에 그치고 있다. 슬라이더(28.6%), 체인지업(17.8%)에 꽁꽁 감춰뒀던 커브(2.0%)까지 꺼내들며 변화구로 상대를 유인했다. 물론 경기 중에도 제구가 오락가락할 정도로 기복 심한 모습이 아쉽지만, 전처럼 상대가 직구만 보고 집중 공략하진 않는다. 
카스티요와 배터리 호흡을 맞추고 있는 포수 차일목은 "공 자체는 처음과 지금 달라진 것 없이 빠르고 힘 있다. 다만 본인 스스로 느꼈는지 변화구를 많이 던지려 하고 있고, 경기 전부터 그 부분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 슬라이더에 체인지업이 괜찮다. 직구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제구만 되면 타자들이 쉽게 속는다. 직구 타이밍에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좋다. 그런 점에서 처음보다 많이 좋아졌고, 앞으로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카스티요는 28일 SK전에서 승리를 따낸 후 "기분이 아주 좋다. 공 하나하나에 집중했고, 직구가 잘 들어갔다. 팀 분위기가 좋은 상황에서 타자들이 잘 도와줬다"며 "7회 안타를 맞은 뒤 불펜이 움직이는 것을 봤다. 불펜이 지켜줄 것이라 믿었기에 마운드를 내려올 때도 아쉬움은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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