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야 주타누간(21, 태국)이 너무 큰 산이 돼 버린 탓일까? 전인지(22, 하이트진로), 김세영(23, 미래에셋)의 협공에도 꿈쩍 않고 제 갈 길만 갔다.
한국시간 29일 새벽, 캐나다 앨버타 주 캘거리 프리디스 그린스 골프장(파72, 6681야드)에서 벌어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총상금 225만 달러)의 우승컵은 아리야 주타누간에게로 돌아갔다. 올 시즌 5승째.
2015년 LPGA에 데뷔해 2년차를 맞고 있는 주타누간은 지난 5월의 요코하마 타이어 LPGA 클래식에서 데뷔 첫 승을 올린 이후 맹렬한 기세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요코하마 타이어 대회 이후 내리 3연속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7월에는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 여자 오픈에서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세계 랭킹 2위 주타누간의 시즌 5승 수확은 랭킹 1위 리디아 고(4승)와의 다승 경쟁에서 한발 앞서 가기 시작했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 무서운 신예에서 LPGA를 호령하는 거물로 성장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아리야 주타누간의 경기를 보면 이미 ‘너무 큰 산’이 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3라운드 말미에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그녀다. 17언더파로 단독 선두를 달리기는 했지만 16, 18번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경기를 마쳤다. 대개의 경우라면 이런 조짐은 다음날 경기에 악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주타누간은 이튿날 최종라운드에서 언제 그랬냐 싶게 흔들림 없는 경기를 펼쳤다. 되려 전날의 보기 2개는 ‘2번 아이언 대신 3번 우드’를 테스트해 본 여유 부림이 돼 버렸다.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주타누간은 보기 1개, 버디 7개를 기록하며 6타를 더 줄였다.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다. 2위와는 4타차의 여유 있는 우승.
전인지와 김세영은 주타누간과 한 조에 편성 돼 협공을 펼쳤다. 한국 선수 2명과 함께 경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심리적 압박이 될 수 있겠지만 주타누간은 꿈쩍하지 않았다.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김세영은 역시 마법사다웠다. 이날도 빨간 바지를 입고 경기에 나선 김세영은 버디 8개, 보기 1개를 기록하며 7타를 줄였다. 주타누간이 워낙 강하게 버텼기에 망정이지 웬만한 선수였으면 역전을 예측할 기세였다. 3라운드까지의 성적이 아쉬웠던 김세영은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로 단독 2위에 올랐다.
점점 제 컨디션을 찾고 있는 전인지는 18언더파로 단독 3위가 됐다. 전인지는 3라운드에서 단독 2위에 올라 주타누간의 독주를 막을 후보로 점쳐졌지만 최종라운드에서 3타(버디 4개, 보기 1개)를 줄이는 데 만족해야 했다.
전년도 챔피언인 리디아 고도 3타를 줄이며 선두권을 노려봤지만 13언더파 공동 7위로 대회를 마쳤다. /100c@osen.co.kr
[사진] 빨간 바지를 입은 김세영이 LPGA 투어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 최종라운드 1번홀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퍼팅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