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오승환, 신인왕 표심 흔들 수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9.03 06: 08

다소 멀게 느껴졌던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의 신인왕 가능성이 여러 상황을 등에 업고 조금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존 유력 후보들의 부상 때문인데, 신인왕까지는 아니더라도 득표율은 충분히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당초 올 시즌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는 유격수 3인방의 경쟁으로 흘러갔다. 코리 시거(LA 다저스), 트레버 스토리(콜로라도), 알레드미스 디아스(세인트루이스)가 그 주인공이다. 세 선수는 각기 다른 장점을 가지고 시즌 중반까지 경쟁했으나 이 중에서 역시 시거가 가장 앞서 나간다는 평가를 받는다.
입단 당시부터 화려한 주목을 받았던 시거는 2일(이하 한국시간)까지 129경기에서 타율 3할1푼5리, OPS(출루율+장타율) 0.907, 23홈런, 62타점을 기록 중이다. 유격수로서 공·수 모두 견실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에 비해 홈런이 앞서 있었던 스토리, 정확도에 장점이 있었던 디아스는 현재 모두 부상으로 이탈했다. 스토리는 왼손 엄지손가락 인대 손상, 디아스는 오른쪽 엄지 골절이다. 두 선수 모두 규정타석에서 빠질 것이 확실하다.

이에 시거의 위상이 강화되는 한편, 스토리와 디아스로 갈 표가 다른 후보로 향할 것이라는 분석은 합리적이다. 여기에 시거 또한 최근 공에 왼손을 맞아 결장하고 있다. 신인왕 등극에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현지에서는 오승환과 마에다 겐타(LA 다저스)라는 ‘중고 신인’들이 이런 상황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역 언론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2일 “스토리와 디아스의 부상, 시거가 결장 중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신인인 오승환이나 마에다가 투표인단을 흔들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마에다는 올 시즌 26경기에 선발로 나가 13승8패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하며 신인 선발투수로서는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오승환은 불펜투수임에도 불구하고 선발급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챙겨 더 돋보인다.
마이크 매시니 감독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매시니 감독은 “내 생각에 오승환은 명백히 고려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강하게 말하면서 최우수선수(MVP)나 신인왕 투표는 해당 선수의 특별함, 그리고 팀 공헌도 등을 폭넓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한 이름값이나 포지션만 보고 뽑는 게 아니라, 전후 사정을 면밀하게 살펴 진짜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KBO 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로 간 앞선 두 명의 선수(류현진·강정호)는 모두 신인왕 투표에서 꽤 높은 위치까지 갔다. 류현진은 2013년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4위였다. 다만 당시 호세 페르난데스(마이애미), 야시엘 푸이스(LA 다저스), 셀비 밀러(현 애리조나)라는 쟁쟁한 후보들 사이에서 얻은 성과라 4위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강정호는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의 독주로 흘러간 지난해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에서 3위를 차지했다. 1위와의 격차는 크게 났지만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대세였다. 오승환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흥미로워졌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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